특검은 5시간에 걸친 대치 끝에 일단 철수하고 향후 재시도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께 특검보 2명을 포함한 수사관 약 20명을 보내 경내 진입을 시작했다.
박충근·양재식 특검보가 청와대에 도착해 민원인 안내시설인 연풍문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연풍문 2층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경호실 직원들을 만나 박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혐의 피의자로 명시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군사 보안시설이라는 점과 공무상 비밀이 보관된 장소라는 점을 들어 압수수색을 허용할 수 없다며 경내 진입을 막았고 오후 2시께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를 근거로 한 불승인 사유서를 냈다.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이 수사 목적상 필요하고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청와대 측은 진입을 허용할 수 없고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면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지켜오고 있다.
평행선을 달린 양측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고 특검팀은 현장 회의를 거쳐 철수한다고 밝혔다. 특검보 2명은 오후 3시께 연풍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팀은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 제출한 불승인 사유서에 대해 상급기관이라고 판단되는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불승인 사유의 부적절함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할 방침.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제시한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지에 관한 설명이 제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 특검보는 청와대가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를 근거로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에 대해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는지, (압수수색을 거부한 관계자를) 체포하는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는 논란이 있다”며 “이 부분은 계속 검토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작년 10월 말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압수수색을 시도했을 때도 형소법 2개 조항을 이유로 경내 진입을 불허하고 연풍문에서 검찰이 요구한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다음주 후반께 이뤄질 박 대통령 대면 조사와 함께 이번 수사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손꼽히고 있다.
현장에는 약 50명의 취재진이 몰렸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할 예정.
특검은 압수수색이 일단 무산됨에 따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하고 조만간 재시도하는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