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日 보수의 새 얼굴' 고이케, 아베 입지까지 위협

과감한 개혁정책으로 인기

아베와 대리 선거전서 압승

총리직 관심...대립 본격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블룸버그통신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블룸버그통신




과감한 개혁정책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가 지난 5일 치러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보수의 새로운 피’로 입지를 한층 굳혔다. 고이케 지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리 선거전으로 여겨진 이번 선거에서 그가 승리를 거두면서 굳건했던 아베 총리의 입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6일 일본 현지 언론들은 고이케 지사가 지원한 이시카와 마사미 현 구청장이 5일 진행된 도쿄 지요다구청장 선거에서 자민·공명당의 지원을 받은 요사노 마코토 후보 등 2명을 누르고 5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2위 후보보다 3배 이상 많은 표를 얻은 압도적 승리다. 지요다구는 도쿄 23구 중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지만 의회와 관가가 위치한 ‘정치1번지’로 고이케 지사의 승리가 더욱 돋보였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7월 취임한 고이케 지사가 처음으로 집권 자민당과 벌인 진검승부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 중의원 출신(8선)이지만 2012년 아베 총리의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지방창생담당상을 지지해 당 비주류로 밀려났다가 결국 무소속 출마해 도지사가 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도쿄올림픽 개최비용 하향 조정, 자신의 급여 삭감, 쓰키지 시장(도쿄도 중앙도매시장) 이전 보류 등 방만한 기존 행정과 선을 긋는 개혁적 행보를 이어나가면서 인기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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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지사의 약진에 불안해진 것은 집권 자민당이다. 빠르게 세력을 키운 그가 자민당에 복수의 칼날을 겨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높인 고이케 지사가 자민당 총재이자 일본 총리 자리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베와 고이케 간 대립구도가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해 개설한 정치학교인 ‘희망의 숙(塾·주쿠)’를 통해 든든한 우군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는 7월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이들을 주요 선거구에 공천해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자민당 내 ‘고이케 지지자’의 등장과 범야권의 지지도 그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고 있다. 자민당의 와카사 마사루 중의원, 민진당의 도쿄지부장인 마쓰바라 진 중의원 의원 등은 공식적으로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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