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촉발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장기 표류할 조짐이다.
6일로 일본 정부가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 귀국 조치를 발표한 지 한 달이 됐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사흘만인 지난달 9일 귀국을 한 이래 29일째인 이날까지 서울로 귀임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주한 일본대사 공백 상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2012년)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 심화(2005년)로 각각 일시 귀국했던 무토 마사토시 대사와 다카노 도시유키 대사가 12일만에 귀임한 것보다 훨씬 긴 것이다.
당초 나가미네 대사의 일시 귀국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이후 경기도의회의 독도 소녀상 건립 추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망언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갈수록 꼬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6일 일본 쓰시마 사찰에서 도난당한 뒤 한국에 반입된 불상을 원 소유주인 한국 부석사로 인도하라는 대전지법 판결까지 나오자 일본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향후 일정을 보더라도 양국 관계에 악재가 될 요소가 더 많은 상황이다. 오는 22일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강행할 예정이며, 3월 중에는 독도를 일본 영토로 명기한 일본의 초·중학교 신학습지도요령이 나올 전망이다. 오는 4월24~28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 제19차 총회에서는 ‘동해(East Sea)’ 표기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게 된다.
다만 이달 중순 독일 본과 뮌헨에서 각각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16~17일)와 뮌헨 안보회의(17~19일)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돼 관계 개선의 단초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