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휴] 살살 녹는 대게살... 쫄깃 쫄깃 참문어..."겨울 진미 즐기러 퍼뜩 오이소"

<후포·죽변항으로 떠나는 맛기행>

울진·붉은대게 통통하게 살 올라

겨울철 입맛 살리는 별미로 제격

뼈째 먹는 줄가자미 고소함 가득

술한잔 후 속풀이엔 곰치국이 딱

내달 2~5일 울진·붉은대게 축제

만선의 꿈을 안은 어선들이 후포항에서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만선의 꿈을 안은 어선들이 후포항에서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 여행은 눈이 내리지 않으면 볼거리가 마땅찮다. 앙상한 나뭇가지가 볼썽사납고 봄여름에 푸르던 산길은 먼지만 풀썩거린다. 이럴 때는 먹거리 여행에 나서야 한다. 찬바람 부는 동해 여행이 제격인 것은 바다에서 수확하는 풍부한 수산물 때문이다. 그래서 강원도에서 경상북도에 걸쳐 산재한 어항들은 맛 기행의 보고(寶庫)다. 강원도와 인접한 울진 일대는 국내 최대의 대게 집산지로 이름이 높은데다 다른 어종도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죽변항과 후포항 인근에는 겨울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식당들과 특산물들이 널려 있다.

대게는 찬바람이 불면 살이 오르고 맛도 좋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조황이 좋지 않아 값이 비싼 편이다.대게는 찬바람이 불면 살이 오르고 맛도 좋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조황이 좋지 않아 값이 비싼 편이다.


◇울진대게=대게는 찬바람이 불어야 속이 찬다.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제철이지만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게는 2월부터 맛볼 수 있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에 따르면 대게는 이미 고려시대부터 울진의 특산물로 명성을 떨쳤다. 조선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1539~1609년)도 귀양을 왔다가 대게가 많은 것을 보고 이곳을 ‘해포(蟹浦)’라고 불렀을 정도다.


대게라는 이름은 몸통에서 뻗어 나온 8개의 다리 마디가 대나무를 닮아 붙은 이름으로 최상품은 박달대게다. 껍질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한데다 속살은 꽉 차서 맛과 향이 뛰어난 박달대게는 배 한 척이 하루 2∼3마리만 걷어 올릴 정도로 귀하다. 경매가도 한 마리에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붉은대게=홍게라고 알려진 붉은대게는 생김새는 대게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붉은빛이 강하게 돈다. 대게는 배와 다리 안쪽이 흰빛을 띠는 데 비해 붉은대게는 몸 전체가 짙은 주홍색이다. 심해에서 잡히는 붉은대게는 껍질이 단단하고 짠맛이 강해 대게에 비해 값이 싼 편이다. 붉은대게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잡혀 입맛을 살려주는 별미로 대접을 받고 있다.

뼈째 썰어 먹어야 제맛인 줄가자미.뼈째 썰어 먹어야 제맛인 줄가자미.


◇줄가자미=줄가자미는 일본에서는 ‘사메가레이’로 불린다. 그런데 일부 지역에서는 줄가자미를 그 지방 방언으로 ‘이시가레이(돌가자미)’라 불렀는데 그것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이시가리’로 잘못 전해져 굳어진 이름이다.


줄가자미는 심해성 어류로 수심 150∼1,000m의 진흙, 모래 바닥에서 서식한다. 몸은 원형에 가까운 달걀 모양이며 옆으로 납작하다. 40㎝ 정도의 크기이며 최대 55㎝까지 자란다. 눈은 크며 다른 가자미류와 마찬가지로 오른쪽에 몰려 있다. 등은 암자색을 띠며 크고 작은 원추형 돌기들이 빽빽이 나 있고 배는 껍질이 얇고 회색을 띤다. 줄가자미는 1~2월이 제철이다. 회는 뼈째 썰어야 제맛이 난다. 3월이 지나면 뼈가 단단해져서 맛이 떨어진다. 탄력 있는 살과 뼈는 씹을수록 고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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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는 경상도 지방의 애경사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어종이다.문어는 경상도 지방의 애경사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어종이다.


◇문어=문어는 동해에서 잡히는 겨울 진객으로 경상도 사람들의 애경사에 빠지지 않는 어종이다. 설 명절에서 정월대보름으로 이어지는 요즘이 제철로 가장 맛있고 값도 저렴하다. 숙취와 보양에 좋은 문어는 뜨거운 물에 데쳐 초장이나 기름소금에 찍어 먹는다. 울진 참문어는 주로 갯바위 틈, 바위 구멍에 서식하며 육질이 연하고 타우린과 필수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겨울이 제철인 방어. 팔뚝만 한 크기의 활어는 한 마리만 잡아도 서너 명이 먹기에 충분하다.겨울이 제철인 방어. 팔뚝만 한 크기의 활어는 한 마리만 잡아도 서너 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곰치국=해장의 왕이라 불리는 곰치국은 한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업에 나선 뱃사람들의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이었다. 정약전은 한국 최초의 어류생태서인 ‘자산어보’에서 ‘살이 아주 연하고 맛이 싱거우며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했으니 이때부터 해장국의 재료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으로 ‘꼼치’가 표준어지만 곰치·물텀벙·물곰 등 지역별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흉측한 외모 때문에 잡히면 버리는 어종이었지만 이제는 그 맛이 알려지면서 귀하신 몸이 됐다. 곰치는 너무 오래 익히면 살점이 부서지기 때문에 5분 정도 살짝 끓이는 게 맛을 살리는 비결이다.

2017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2017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가 3월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울진군 후포항 왕돌초광장·한마음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에서는 월송 큰 줄 당기기 등 전통 민속놀이와 더불어 대게 플래시몹, 대게송, 대게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지역 수산물을 판매하는 ‘방티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며 이외에도 관광객 참여 체험놀이마당 및 레크리에이션, 대게 및 붉은대게 직판, 관광객 특별 경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기간 : 2017년 3월 2일(목) ~ 5일(일), 4일간 △장소 : 울진군 후포면 후포항 왕돌초광장·한마음광장 일원

/글·사진(울진)=우현석객원기자

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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