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하이닉스, 도시바 지분 인수 쉽지 않네

도시바 반도체 지분 분할매각 방침

지분 인수해도 경쟁력 강화 미미

日 정부, 韓기업에 매각도 꺼려해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을 인수해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SK하이닉스(000660)의 전략이 시작부터 꼬이게 됐다. 도시바가 반도체 신설회사 지분을 여러 회사에 분할 매각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낸드 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두 회사만의 밀접한 협력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신설회사 지분(19.9%)을 복수의 회사에 나눠 팔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의 분할 매각과 관련해) 어떤 내용도 확인을 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도시바가 분할 매각으로 방향을 틀면서 지분 인수로 인한 영양가가 상당 부분 줄었다는 분석이다. 애초에도 도시바의 반도체 신설회사 지분 19.9%를 고스란히 인수하더라도 도시바의 기술이나 재무 분야 쪽 접근이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


여기에 도시바가 동종업계로의 지분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도 SK하이닉스에 악재다. 도시바 관계자는 신문에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동종업체로의 지분 매각은) 현실성이 낮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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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분 매각 입찰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WD),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투자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도시바 입장을 고려한다면 유력한 인수 후보는 지난해 일본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과 투자펀드인 베인캐피털로 압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도시바의 반도체 지분을 중국이나 한국에 매각하는 것을 꺼려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전체 지분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기술제휴 등이 쉽지 않은데 지분이 더 적어지고 여러 주체가 함께한다면 단순한 투자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전에서 탈락하더라도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가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솔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뛴데다 공급이 다소 늘어도 여전히 업황은 좋다”며 “SK하이닉스의 지분 인수가 성공한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실패해도 기업가치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이수민기자 junpark@sedaily.com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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