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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분석] 美·日 정상 만난 날, 미사일 쏜 北...김정은 '잽' 날리며 트럼프 떠보기

北 탄도미사일 발사

4개월여만에 저강도 도발

북·미대화 주도권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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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엿보던 북한이 12일 오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한껏 끌어올려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속셈이다.

지난달 20일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응을 한번 떠보겠다는 고도의 정치적 의도도 숨어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유지하며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소외시키는 데 주력한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선제타격을 포함해 강경 대응 방침을 피력하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을 둘러싼 ‘게임의 룰’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노동급 또는 새로운 개량형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 단계라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ICBM이나 추가 핵실험을 위한 예고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무수단 계열 중거리 미사일을 쏜 북한이 4개월여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이유는 뭘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 조치에 정면 대응하면서 ‘강(强) 대 강’ 국면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우선순위가 매우 높다”며 적극 개입 의사를 내비쳤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북한 경제의 숨통을 더욱 조이는 ‘세컨더리보이콧’ 도입 의사를 밝히면서 군사적 위협까지 언급했다. 미국 조야에서는 예방적 성격의 선제타격론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앞으로 무력도발을 통해 북미 대화를 이끌어내고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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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그야말로 ‘허수아비’ 신세다. 컨트롤타워도 없고 국론통일도 찾아볼 수 없다.

한미 공조를 국제사회에 천명해야 할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심판으로 업무가 정지된 상태다. 그 흔한 미중일 정상과의 전화통화도 없다. 유력 대선주자들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안보 국론을 모으기보다는 표심을 자극하며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개성공단 재개 여부를 놓고서도 다들 딴소리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북한은 북미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추가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에 나서며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내몰 것이다.

탄핵정국과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국정 공백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생명이 걸린 안보 앞에 여당과 야당,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의 편가르기 싸움은 아무런 의미가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일치단결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지혜와 용기를 가져야 할 때다.

/서정명 부장 vicsjm@sedaily.com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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