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당시 예루살렘에서 유대인 600만 명 학살의 책임자,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이 이루어졌다. 당시 끝까지 재판 현장에 있었던 유대계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 600만 명 학살의 책임자인 아이히만이 예상과 달리 지극히 평범하고 심지어 가정적이기까지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아이히만이 그저 상부의 명령에 순응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임을 깨닫고 악의 근원은 평범성에 있다고 주장하며 ‘악의 평범성’이란 단어를 개념화하였다. 덧붙여 아이히만의 근면성에서는 죄가 없지만 그가 유죄인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상부의 반인륜적인 지시에 옳고 그름을 따지지 못하고 무조건적으로 행동하면 누구나 제 2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시국과 닮은 영화 <아이히만 쇼>는 한 명의 국민으로서 잣대를 가지고 본다면 더 깊은 감명을 선사할 것이다.
영화는 이런 아이히만의 실체를 생중계하기 위해 두 방송 제작자인 ‘프루트만(마틴 프리먼)’과 ‘허위츠(안소니 라파글리아)’가 고군분투하는데 과연 그의 진짜 모습을 잡아낼 수 있을지 기대감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영국공영방송사 BBC에서 당시 실제 방영되었던 원본 필름과 배우들의 촬영 장면은 아이히만이라는 인물과 ‘악의 평범성’의 의미를 좀 더 생생히 전달 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했던 재판의 생중계를 담은 <아이히만 쇼>는 오는 3월 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