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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 할 우리 이야기...‘위안부’문제(종합)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비극적 상황에 놓이게 됐는지,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 이야기를 담은 영화 <눈길>이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2015년 KBS1을 통해 특집극으로 방송돼 화제를 모으기도 한 영화 <눈길>은 일제 강점기 1944년,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 분)과 ‘영애’(김새론 분)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다룬 드라마.

배우 김새론, 장대웅, 김향기가 13일 열린 영화 ‘눈길’ 언론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김새론, 장대웅, 김향기가 13일 열린 영화 ‘눈길’ 언론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13일 오후 CGV왕십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나정 감독은 “위안부 협상이 실제 피해를 당한 이들과 소통하지 않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말 뿐인)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고 소견을 전했다.

이나정 감독은 당시 할머니들이 직접 남긴 수기 중 ‘그런 일이 없었다면 나는 엄마랑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텐데’라는 글귀였다고 한다.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소망이 비극 속에 묻히는 모습은 영화 속에서 잔잔한 울림을 이끌어낸다.

이 감독은 “일상을 빼앗긴 소녀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 만으로 비극적이었고, 그런 비극 속에서 죽어갔던 소녀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종분이가 영애에게, 영애가 종분이에게, ‘아직 살아있냐’고 노크를 하는 장면은 가슴 아픈 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 <눈길>시사회에선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관람하면서 함께 공감과 위로를 나눠 갖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는 ‘희망과 연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류보라 작가는 “이 이야기가 몇십년 전에 있었던, 힘이 없어서 당했던 위안부의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며 “지금도 무관심과 폭력적 상황 속에 놓여있는 분들이 많이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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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홀어머니와 남동생과 함께 행복하게 살던 씩씩한 소녀 ‘종분’으로 분한 김향기는 “처음에는 감히 어떻게 그분들의 고통과 아픔을 잘 담아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과거의 사실들을 담고 있는 작품이고,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꼭 했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용기 내어 참여하게 됐다”는 출연 계기를 밝혔다.

어린 소녀 김향기에게 <눈길>이란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김향기는 “촬영할 때가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사춘기 시기라 말을 한창 안 듣던 시기였는데, 역사의식이 깊어져서 그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하고 나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간접적으로나마 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실제 학교 친구들과 참여했다”고 전했다.

영화 ‘눈길’ 배우들과 감독이 13일 열린 영화 ‘눈길’ 언론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영화 ‘눈길’ 배우들과 감독이 13일 열린 영화 ‘눈길’ 언론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중화권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24회 중국 금계백화장’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새론은 김향기와 동갑내기 친구이자 <눈길>에서 부잣집 막내에 공부까지 잘하는 똑부러지는 소녀 ‘영애’ 역을 맡았다.

김새론은 “지방에서 한겨울에 촬영해서 많이 춥고 힘들었지만 그 분들이 떠올라서 감히 힘들다는 생각도 못했다” 며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촬영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 힘들다는 말을 못하겠더라”며 할머니들의 아픔에 최대한 공감하고자 노력했음을 밝혔다.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서로에게 의지했던 소녀들의 이야기와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를 다룬 <눈길>은 와디즈에서 진행된 영화 크라우드펀딩 사상 최단 시간에 목표금액을 달성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눈길>의 크라우드펀딩은 영화의 흥행 성적에 따라 추가 이자가 발생하는 ‘투자형 펀딩’으로, 영화의 수익금 일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민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김향기, 김새론, 김영옥, 장영남, 조수향등이 출연한 영화 <눈길>(감독 이나정)은 3월 1일 개봉한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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