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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홍콩경매 접고 국내시장에 올인…'실속' 택한 케이옥션

홍콩은 현지 프리뷰로 대체하고

국내 메이저경매 年 6회로 확대

올해 첫 경매서 총 179점 출품

2월로 앞당겨진 케이옥션의 올해 첫 경매에 나온 김환기의 1969년작 ‘19-V-69 #57’. 추정가 10억~18억원. /사진제공=케이옥션2월로 앞당겨진 케이옥션의 올해 첫 경매에 나온 김환기의 1969년작 ‘19-V-69 #57’. 추정가 10억~18억원. /사진제공=케이옥션


케이옥션이 홍콩 경매를 접고 국내 경매를 6번으로 늘린다.

서울옥션(063170)과 더불어 국내 미술경매시장의 85%를 양분하는 케이옥션이 홍콩서 별도로 진행하던 정기 경매를 열지 않는 대신 연 4회의 국내 메이저 경매를 6회로 확대하고 오는 22일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올해 첫 경매를 실시한다.

케이옥션은 지난 2008년부터 대만·일본 등 외국회사와 연합경매 형식으로 홍콩시장에 진출했고 2015년부터 단독 홍콩경매를 진행했다. 경쟁사 서울옥션은 2008년 홍콩법인을 설립해 연 2회 이상 단독경매를 열고 있다. 홍콩은 국제 금융도시이자 면세특구인데다 중화권 부호의 접근성이 좋다는 이점 때문에 크리스티·소더비·본햄스 등 다국적 경매회사와 중국 본토 경매사들이 거점을 두고 있으며 2013년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스위스 아트바젤이 ‘아트바젤 홍콩’을 시작하면서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단색화’ 열풍을 타고 해외 컬렉터의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은 2015년 각각 678억원과 1,078억원으로 최대 낙찰총액을 기록을 세웠는데, 이 중 60%는 홍콩경매의 성과였다. 하지만 단색화 수요가 주춤하면서 ‘홍콩 흥행’도 한풀 꺾였고 지난해 케이옥션은 상반기 2번의 홍콩경매에 이어 하반기는 경매 없이 1번의 프리뷰로 대체했다.


결국 케이옥션은 손익을 따져 ‘실속’을 택했다. 케이옥션의 한 관계자는 “홍콩 낙찰고객의 40% 가량이 유럽 등 외국인 컬렉터였고 주로 단색화와 김환기의 추상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많았다”면서 “홍콩에서는 해외 컬렉터들이 관심 가질 작품으로 프리뷰만 열고 서울에서 경매를 진행하더라도 관심 있는 컬렉터들은 전화나 서면응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케이옥션은 아트페어와 경매가 홍콩에서 집중적으로 열리는 4월과 6월, 10월과 12월에 현지 프리뷰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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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케이옥션은 미술시장의 암묵적 동의 같던 연 4회 메이저경매를 6번으로 늘려 국내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같은 ‘선택과 집중’에는 지난해 말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와 체결한 300억원 투자계획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모펀드가 처음 시도한 경매업체 투자로,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는 케이옥션이 5년 내 새 기업공개를 고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프리IPO(상장 전 자금투자)로 분석된다.

2월로 앞당겨진 올해 첫 경매에는 총 179점 추정가 약 85억원어치가 출품된다. 최고가 출품작은 김환기의 1969년작 ‘19-Ⅴ-69 #57’로 추정가 10억~18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1970년대 점화로 돌아서기 직전의 작품으로 당시 작가는 음악적 추상에 심취했던 터라 열십(十)자 구도에 배치한 색의 번짐이 울림처럼 느껴진다. 지난달 20일 런던 화이트큐브에서 두 번째 개인전이 열린 박서보의 ‘묘법 No.4-82’(이하 추정가 5억5,000만~10억원)와 지난해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가 대작을 구입해 화제를 모은 정상화의 ‘무제 76-9-12’(5억~7억원) 등 단색화 수작도 대거 선보인다.

이 외에도 국보급 문화재로 꼽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 66’(9,000만~2억원),단원 김홍도의 전칭작 ‘금강사군첩’(1억2000만~3억원), 추사 김정희 ‘사공도시집’(5,000만~1억원) 등 고미술품도 눈길을 끈다.

추정가 1억2,000만~3억원에 나온 단원 김홍도의 전칭작 ‘금강사군첩’ 중 ‘해금강 후면’ /사진제공=케이옥션추정가 1억2,000만~3억원에 나온 단원 김홍도의 전칭작 ‘금강사군첩’ 중 ‘해금강 후면’ /사진제공=케이옥션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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