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강북구의 한 대로에서 “70대 남성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엄요한(27) 순경은 피의자의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사건 발생 현장 인근에서 도주하고 있던 피의자 A(42)씨를 붙잡았다. 경찰대생으로 현장실습을 하고 있던 엄 순경은 저항하는 A씨를 5분 만에 제압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하루 전 도봉구 쌍문동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존속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밝혀졌다. A씨를 붙잡기 위해 경찰은 전국에 수배 전단까지 뿌린 상태였다. 엄 순경은 “묻지마 폭행 용의자가 벌인 사건으로 조금만 늦게 출동했으면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본지 2월7일자 31면 참조
17일 오전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엄 순경을 포함한 제289기 신임 경찰관의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 2,163명은 34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치안 현장으로 배치됐다. 엄 순경 외에도 신임 경찰관들은 11주간의 현장실습 기간 동안 일선 경찰서에 배치돼 범인 검거 등 다양한 활약상을 남겼다.
이택영(28) 순경은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 수정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화재를 조기 진압하고 인명 피해를 막았다. 이 순경은 현장에서 증거물을 수집해 한 입주자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체포했다.
이태원(26) 순경은 지난해 12월4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시원 옥상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확보한 흉기를 통해 피의자를 체포했다.
화제의 졸업생도 나왔다. 2006·2010년 아시안게임 태권도 2관왕인 이성혜(34) 순경과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베트남 태권도대표팀 감독에서 경찰관으로 변신한 정진희(32) 순경, 쌍둥이 경찰관 고종건·고종규(25) 순경, 프로게이머 이광호(25) 순경, 공군 부대에서 14년간 수송기를 정비한 심경환(35) 순경 등이다.
졸업식에 참석한 이철성 경찰청장은 “불법과 타협하지 않고 약자를 보듬어 주는 따뜻한 경찰, 정의로운 사회와 활력 넘치는 현장을 선도하는 믿음직한 경찰이 돼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