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이영애는 우선 현대에서는 정교수가 목표인 한국미술사 시간강사 서지윤을, 그리고 조선시대에서는 사임당역을 맡아 열연중에 있다. 공교롭게도 두 캐릭터가 우연찮은 사건, 그리고 남편으로 인해 힘겨운 삶을 영위해가는 모습이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윤의 경우 한국미술사 학계의 실세인 지도교수 민정학(최종환 분)가 안견의 ‘금강산도’를 국보로 추진하기 위한 공개학술발표회에서 진위여부를 따져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라는 한마디로 인해 강사자리까지 박탈당하며 그동안의 모든 수고는 물거품이 되었다. 심지어 다른 전공자들에게도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입지는 점점 더 좁아졌다.
여기에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지윤은 유능했던 펀드매니저 남편 정민석(이해영 분)이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집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우연찮게도 상현(양세종 분)의 아랫집에 살게 된 그녀는 수진방일기의 비밀을 찾아가는 와중에 남몰래 대리운전도 하고 집도 가꾸면서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녀는 최근 남편이 건넨 이혼서류를 시어머니 정희(김해숙 분)에게 들키는 바람에 오해받으며 다시금 궁지에 몰린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사임당의 경우, 안견의 ‘금강산도’를 가지고 있던 이겸(양세종 분)과 금세 친해졌고, 이내 혼인까지 약속했다. 하지만, 중종(최종환 분)이 아버지 신명화(최일화 분)에게 내린 시 한수를 기억하던 그녀는 어린아이에게 똑같이 써주었다가 ‘운평사사건’을 초래했고, 이후 집안이 풍비박산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겸을 살리기 위해 이원수(윤다훈 분)와 결혼한 그녀는 평범한 아낙네의 삶을 살아갔다.
이후 한양으로 입성한 그녀는 부모님이 남긴 수진방에 살려고 했지만, 남편 원수가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허름한 초가집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자식 4남매와 함께 집을 가꾸면서 희망을 가지게끔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그녀는 아들 현룡(정준원 분)의 중부학당 입학과 관련, 20여 년전 운평사사건의 주범인 민치형(최철호 분), 그리고 그의 아내가 된 휘음당 최씨(오윤아 분)와 마주하면서 다시금 위기에 처하고 만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영애씨가 열연하는 서지윤과 사임당이 공교롭게도 힘겹게 살아가는 캐릭터라는 공통점이 있다”라며 “과연 두 캐릭터 모두 이런 어려운 현실을 슬기롭게 잘 극복해나갈 수 있을 지 지켜보는 것도 드라마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현대와 조선에서 고난캐릭터를 연기중인 이영애의 ‘사임당, 빛의 일기’는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에 SBS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