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이 이번 사건에서 범행 연루자들의 운전기사 역할을 했다고 20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체포된 리정철은 도망간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이 사용한 차량의 소유자였으며 운전기사로 사건에 가담했다. 리정철은 쿠알라룸푸르 교외에 거주하면서 현지 회사에 근무해 주변 지리에 익숙해 도망간 용의자들에게 현장 안내 등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중국보는 리정철이 경찰에 “나는 아니다. 암살에 참여하지 않았고 김정남을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리정철은 체포될 당시에도 경찰에 의해 순순히 연행됐으며 이는 전형적인 북한 공작원들의 모습과 다르다. 지금까지 북한이 저지른 다른 사건의 범죄자들은 대부분 강하게 저항했고 일부는 자살을 시도했다. 또한 리정철은 범행 직후 말레이시아를 떠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리정철이 독극물 제조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에도 비중을 뒀다. 리정철은 항암제 등을 만드는 제약업체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한편 도주한 용의자 4명이 북한으로 입국한 상황이어서 유일하게 체포된 리정철의 진술이 사건의 배후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서 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