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데스크톱(PC) 제조사 주연테크가 20일 본체 케이스에 나뭇결 무늬를 넣은 ‘우드 PC’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주연테크는 “가구에 스마트 기기를 접목하는 흐름에 착안해 거꾸로 PC에 가구 콘셉트를 적용한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보다는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한 PC의 본체는 하얀색으로 하되 베이지색 나뭇결 무늬를 덧댄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나뭇결 무늬는 내구성이 약한 목재 대신 얇은 필름을 물 위에 띄워 금속 표면에 입히는 공법으로 구현했다는 게 주연테크 쪽의 설명이다.
가격은 ‘슬림형’이 54만9,000~94만9,000원, 고급 사양은 93만9,000~214만9,000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이는 다른 업체의 동급 PC와 비교하면 10~20%가량 저렴하다는 게 주연테크의 자체 평가다.
주연테크는 1992년부터 PC를 생산한 1세대 제조 업체다. 2000년대 초 케이블TV 홈쇼핑 업체와 손잡고 한 달에 평균 3만5,000대 이상의 PC를 팔아 치우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PC 보급률이 높아지고 노트북과 스마트 기기 보급의 영향으로 명성은 예전만 못하게 됐다. 한때 400명이 넘었던 직원은 최근 150명 안팎으로 줄었다. 최대주주가 최근 여러 차례 바뀌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새 경영진이 지난해 자리 잡은 뒤로 주연테크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 이미지(CI)를 교체하고 가정용 폐쇄회로(CC)TV, 대형 TV, 가상현실(VR) 카페 등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주연테크는 우드 PC를 전국 470여개 대리점과 온라인 장터(마켓)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초기 물량은 6,000대로 잡았다.
주연테크의 한 관계자는 “우드 PC는 내년 창사 30주년을 앞두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첫 제품”이라며 “아직 데스크톱 시장에도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