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8일 서울에서 올 들어 두 번째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과정을 둘러싼 특별검사팀의 고강도 수사 여파로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도 파행을 겪었지만 새해 들어서는 순항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금위원들이 앞으로 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 녹록지 않아 벌써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먼저 주총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정 구속된 것으로 계기로 일부 기금위원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이 향후 주요 투자 기업의 오너 또는 재벌 3세들이 등기이사로 선임될 때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찬반 여부를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합병 논란으로 불거진 의결권전문위의 역할 강화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연구원 주도로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르면 4월 중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는 정식 안건으로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의 핵심 운용역들의 이탈 방지 방안도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금본부는 이달 25일부터 나흘간 전주로 사옥을 이전하는데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실장급 이상 운용역 6명이 회사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다. 기금본부는 현재 본부장 산하에 7개실, 1개 센터 등 8개의 실장급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1월 말에 열린 기금위에서 국민연금은 전주 이전 대책을 보고했지만 기금위원들로부터 “이사비 지원과 소식지 발간 등은 인력 이탈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질타를 받기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핵심 운용역 이탈 등으로 기금운용에 차질이 빚어지면 안 된다는 인식하에 결원 인원 보충을 포함한 인력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