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생산업체인 일본 도시바의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입찰제안서가 들어오면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23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7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도시바 측으로부터 재입찰 조건이나 계획 등을 전달받은 바 없다”며 “(제안이 오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또 도시바 인수가 SK하이닉스에 실익이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실사를 해봐야 안다”고 답했다. 인수 예상 금액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 부문을 분사, 신설법인 지분 19.9%를 매각하기로 하고 이달 초 입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원전사업 손실이 증가해 사업이 어려워지자 반도체 사업 지분 절반 이상을 매각하고 경영권까지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시바는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10조원 이상의 자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첫 인수전에 약 3조 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지분 인수로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SK하이닉스의 낸드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하면 낸드 시장 점유율이 30%를 돌파하며 삼성전자를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1차 입찰에 참여한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마이크론, 베인 캐피탈, 대만 폭스콘 뿐 아니라 재입찰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대만 TSMC 등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날 박 부회장은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상반기에는 시장 상황이 좋을 것으로 보지만 하반기에는 어떻게 될 지 두고봐야 한다”며 “낸드의 경우 2D에서 3D로 전환되는 시점에 있는 만큼 3D 수율 변수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 부회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반도체 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세계 경제 질서 변화 등으로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선도적인 혁신과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상생과 동반성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