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최원준의 #차이나_비즈니스 A to Z] <4> 한국 생방송에 별풍선이 있다면, 중국에선 람보르기니가 있다

중국 모바일 생방송 도중 1억7,000만원 선물을 받다/사진제공=최원준 지사장중국 모바일 생방송 도중 1억7,000만원 선물을 받다/사진제공=최원준 지사장





상기 사진은 중국의 대표 모바일 생방송 플랫폼 화지아오(花椒)에 방송을 하고 있던 인기 쥬보(主播, 한국의 BJ에 해당)가 한 시청자에게서 1억7,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고 너무 기쁜 나머지 울음이 터진 장면이다.

그녀가 받은 선물은 바로 화지아오에서 가장 비싼 “파란요희”(?色妖姬, 해석하면 파란빛깔의 절세미인 정도)라는 아이템이었다. 이 아이템은 개당 가격은 한화 33만원. 파란요희 10개주는 사람과 놀아주겠다는 농담 멘트에 한 시청자가 총 500개를 날리면서 그 쥬보는 한방에 1억7,000만원을 챙긴 것이다.

중국의 상술이 발전했다는 느낄 때가 꽤 많다. 한국에서는 별풍선이라는 단조로운 아이템만 있다면, 중국은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본인의 자금 여유에 따라 최소 한화 17원짜리에서 33만원까지 다양한 아이템으로 쥬보와 시청자 모두를 만족시킨다.

화지아오의 경우 ‘콩’단위로 선물이 가능한데, 도너츠는 콩1개(17원), 키스는 콩 88개, 반지는 1314개 콩이 필요하다. 심지어 람보르기니도 선물이 가능하다. 3333개 콩(5만6,000원)이면 고급 차 한대를 선물할 수 있다.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모바일을 통한 생방송 열풍은 일반인이나 상업 수단으로서 스타들만 하는게 아니라, 기업총수 또한 과감하게 BJ로 나선다.

나라 전체가 들썩이는 11/11 쌍십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알리바바에 이은 2위 이커머스 플랫폼 JD.COM (징동닷컴)은 12시간 릴레이 생방송을 진행했다. CEO 류창동(?强?)도 직접 방송에 나서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면서 500만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샤오미의 레이쥔도 드론 신제품 런칭 발표회때 직접 모바일 시청자들과 교류하면서 방송을 진행했다. 선물 아이템을 요구하기도 하면서 편한 방송을 진행해 상당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출시 준비중인 미밴드를 방송 중에 슬쩍 노출시키면서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추측과 바이럴을 유발시키는 고의 마케팅을 구사했다. CEO들이 직접 모바일 생방송 진행을 하면서 소비자들과 여과 없는 교류를 하는 모습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현상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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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동닷컴 CEO 류창동이 직접 모바일 생방송으로 판매하는 모습/사진제공=최원준 지사장징동닷컴 CEO 류창동이 직접 모바일 생방송으로 판매하는 모습/사진제공=최원준 지사장


샤오미 CEO 레이쥔이 신제품 발표회 모바일 생중계 하는 모습/사진제공=최원준 지사장샤오미 CEO 레이쥔이 신제품 발표회 모바일 생중계 하는 모습/사진제공=최원준 지사장


일반인부터 스타, 기업인까지 해서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스타를 왕홍(??)이라고 부른다. 최근 상업적으로도 대박을 내는 왕홍들이 잇달아 생기면서 왕홍 경제라는 말이 생기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중국에선 왕홍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고, 미모가 딸리면 성형수술을 시키고, 방송은 기본에, 궁극적으로는 판매까지 이루어지는 거대한 밸류 체인이 만들어 지고 있다.

이커머스로 대박을 내는 왕홍들도 연달아 나오고 있다. 2015년 전체 타오바오 개인몰 매출 top10중에 왕홍이 5명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12/12 특별 세일 기간에는 top10중에 7명이 왕홍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매장이었다. 1위를 차지한 Anna가 당일 하루동안 한화 17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렸다. 더구나 2위를 차지한게 유니클로였다는 점을 보더라도 지금 중국 왕홍이 이끄는 이커머스가 얼마나 시스템화, 대형화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왕홍 혼자서 펼치는 개인 플레이가 아니라 생산 공장부터 물류, 배송, 시스템, 마케팅까지 일체화 된 서비스가 갖추어졌다는 얘기다.

2016년부터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 이커머스 왕홍 Anna/사진제공=최원준 지사장2016년부터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 이커머스 왕홍 Anna/사진제공=최원준 지사장


중국인은 정말로 돈 버는 데 귀신이다. 돈이 된다면 자본, 인력이 순식간에 들어와서 하나의 생태계를 생성하고, 이제는 디지털 기술까지 융합되면서 가장 빠르게 전세계를 리딩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중국은 “만만디(느리다는 표현)”라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는 거 같다. 돈이 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뭐든지 한다. /최원준 펑타이코리아 지사장 wonj.choi@cheilpengtai.com

최원준 지사장은?.

현재 제일기획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인 펑타이의 한국 지사를 맡고 있다. 고려대 중문과와 SUNY Buffalo MBA를 졸업한 한국 온라인 1세대로 라이코스 코리아(서울), MTV ASIA(싱가폴), 싸이월드 차이나(베이징)와 펑타이 본사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근무후 지금은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 갈 사람 여기 붙어라’ 등이 있다. 최근에는 중국 생활 10년의 경험에서 느꼈던 대륙의 정보기술(IT) 역동성을 많은 기업인들과 나누는 한편 21세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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