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과 대출규제 등으로 위축됐던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시장이 이달 들어 매매거래량 증가와 시세 상승으로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23일 기준)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62건, 일평균 28.7건으로 지난해 2월 일평균 26.1건보다 증가했다.
강남 3구 모두 올해 2월 일평균 거래량이 지난해 2월 일평균 거래량보다 늘어난 결과다. 강남구는 8.7건에서 9.5건으로, 서초구는 7.5건에서 7.6건으로, 송파구는 9.8건에서 11.5건으로 각각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일평균 거래량은 169.7건에서 167.4건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2013년 8월(3,149건) 이후 최저치인 4,523건을 기록한 가운데 강남 3구의 거래량도 2016년 1월(939건)보다 21.1% 감소한 740건으로 집계됐다. 연초에 움츠러들었던 강남 3구 아파트 매수심리가 2월 들어 회복되고 있는 셈이다.
강남 3구 아파트 시장의 반등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가 다시 오르거나 유지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추가 시세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정보 업체인 부동산114가 이날 공개한 이달 넷째주(20~24일) 서울 재건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17% 오르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0.05%)을 이끌었다. 강남권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의 평균 매매 시세는 2,000만~5,000만원 상승했다. 서울시가 최근 잠실주공5단지에 대해 잠실역 근처 일부 부지의 50층 재건축 허용 방침을 밝힌 것을 계기로 그동안 하락했던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는 게 부동산114의 분석이다. 오는 3~4월 관리처분총회를 앞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는 전용 35㎡의 호가가 이달 초 최저 8억6,500만원에서 최근 들어 8억9,000만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다만 강남 3구 아파트 시장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반적으로 봄에 접어드는 3월 거래량은 계절적 영향에 따라 2월보다 늘어나지만 올봄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로 기존 아파트보다는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에 쏠리기 때문에 거래량이 두드러지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