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차세대 기단의 핵심 주자인 보잉 787-9 항공기를 국내 첫 공개했다. 3월 주요 노선 투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탑승객 확대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27일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 도입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 날 행사에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는 일등석 6좌석, 프레스티지석 18좌석, 일반석 245좌석 등 총 269석으로 구성된다. 그동안 고객들이 기존 항공기들을 이용해 항공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불편함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타 기종 대비 기압은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짐에 따라 승객이 직접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여타 항공기는 기내 기압이 백두산 수준(2,400m 높이)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보잉 787-9의 경우 한라산이나 지리산 수준(1,800m 높이)으로 유지돼 보다 쾌적하다. 통상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하여 쉽게 피로해 지는데, 기압을 더 높여줌으로써 장거리 여행에 따른 피로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기존 약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도 15~16% 수준으로 향상되면서 쾌적함이 배가됐다.
유사 기종 대비 78% 커진 창문도 특징이다. 넓은 창이 설치되면서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창문 덮개를 없애고 버튼 조작만으로도 창문의 투명도를 5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 특수 젤이 삽입된 창문이 설치돼, 버튼의 설정 정도에 따라 투명도가 변화되는 형태다.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는 지금까지 보잉의 항공기 제작 노하우가 집약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탄소복합소재 50%, 알루미늄 합금 20%를 사용해 무게는 낮추고 내구성은 높여 연료소모율은 타 항공기 대비 20% 좋아졌다. 탄소배출량은 20% 줄였다. 날개 디자인에도 효율성을 담았다. 와류를 방지하기 위해 공기 역학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날개 끝 단 장치인 레이키드 윙 팁을 적용해 항력을 감소시켜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엔진 또한 친환경적으로 설계됐다. 특히 엔진을 둘러싼 덮개에 신 기술이 적용돼 엔진 후류로 인한 소음을 대폭 감소시켜, 보다 조용한 항공 여행이 가능하게 됐다. 터뷸런스 등 갑작스럽게 비행에 영향을 주는 기상상황을 마주했을 때도 이를 감지하고 곧바로 비행 자세를 제어해 동체 흔들림을 줄이는 운항 시스템 기술도 적용됐다.
시스템도 대폭 개선해 운항 안전도를 높였다. 항공기와 지상 간 실시간 데이터 통신을 통해 항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항공기 내·외부의 결함을 원격으로 확인해 테스트까지 할 수 있게 됐다.
기내 인테리어 또한 확 달라졌다. 프리미엄 케빈 인테리어가 적용된 기내는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술로 시간과 환경에 따라 기내 색상과 밝기가 조절된다. 항공기 이륙에서부터 식사, 음료, 일출, 일몰, 취침, 착륙 등 다양한 객실 조명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보잉 787-9 항공기에는 대한항공의 기술력도 담겨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6년부터 보잉사의 787 제작 및 설계 사업에 참여해 날개 끝 곡선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 ‘후방 동체’, 날개 구조물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 등 6가지 핵심부품을 부산테크센터에서 제작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보잉 787-9 항공기를 레저 수요가 많은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새로운 장거리 목적지 등을 개발할 때에도 전략적으로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3월 중순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된다. 대한항공은 이후 토론토, L.A. 마드리드 등 장거리 국제선 노선에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