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靑 압력 느껴 미르재단에 출연했다"

공판서 두산·금호아시아나 등

출연 관여 임직원 증언 쏟아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청와대의 압력을 느끼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7일 공판에는 김모 두산그룹 사장, 최모 포스코그룹 부사장, 김모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지원팀 부장 등 각 기업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관여한 임직원이 증인으로 나왔다.

김 부장은 “서재환 당시 금호아시아나 부사장(현 금호건설 사장)이 미르재단 출연 논의차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연락할 것이라며 ‘문화재단 설립 배경에는 위가 있고 BH(청와대)가 지시한다’는 박찬호 전경련 전무의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3일 내 갑자기 재단 출연을 결정한 일은 전례가 없었지만 정황상 출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금호아시아나는 금호타이어가 4억원, 아시아나항공이 3억원을 분담해 미르재단에 7억원을 출연했다. 전경련은 지난 2015년 10월24일 기업들에 미르재단 출연을 요구했고 재단은 사흘 뒤인 27일 설립등기를 끝냈다. 검찰은 “(청와대가) 동냥은 못 주더라도 쪽박은 깰 수 있다고 봤다”는 진술도 이날 재판정에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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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에 이어 증인으로 나선 김 사장도 미르재단 출연과 관련, “금요일 전경련으로부터 기업인 소집을 통보받고 토요일에 모여 출연을 요구당한 경우가 있었냐”는 검찰 질문에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미르재단 외에 전경련이 일방적으로 공익재단 기금을 요구한 일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두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11억원을 냈다.

또 이날 공판에 출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임원진·정관 등 미르재단 운영에 관한 세부 내용은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야 통보받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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