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 비보존이 대주주 텔콘(200230)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다소 무리하게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비보존 측은 CB 발행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보존은 약 200억원 규모의 CB 발행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150억원가량은 비보존의 1대 주주인 텔콘에 배정되고 나머지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분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CB 발행이 완료되면 텔콘의 잠재적인 비보존 지분율은 50% 가까이 올라서며 경영권을 더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다. 올해 초 현재 텔콘은 비보존 지분을 37.6%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까지 텔콘의 비보존 지분은 45.2%였으나 11월 비보존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지분율이 30%대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IB 업계에서는 이번 CB 발행이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보존 측이 주장하는 기업가치는 2,000억원 안팎 수준”이라며 “비보존은 최근 적자를 기록한데다 현재 바이오 업계 투자심리가 전체적으로 악화돼 있어 비보존이 원하는 가격대에 CB를 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보존은 올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CB 발행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비보존은 지난 20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삼성증권과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비보존은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다. 현재 개발 중인 VVZ-149는 수술 후 통증이나 말기 암과 같은 심한 통증에 쓰이는 진통제로 기존 마약성 진통제와 비슷한 효능을 지니고 안전성은 더 높다는 평가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2b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나 내년 VVZ-149의 본격적인 기술이전 등 매출 발생이 있을 수 있어 텔콘은 비보존의 경영권을 확실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VVZ-149에 대한 유럽 및 일본 내 물질 특허는 올해 상반기 중 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 임상2b상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중국·유럽 등 글로벌 제약사들에 기술이전도 수월해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선통신 장비 관련 코스닥 상장사 텔콘은 지난해부터 바이오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비보존 인수 외에도 중원제약·텔콘제약 등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보존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피하기 위해 최근까지도 꾸준한 투자유치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비보존 측은 “아직 CB 발행은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