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국내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22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수출이 경기회복에 힘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2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6으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올랐다고 28일 밝혔다.
제조업의 업황 BSI는 지난해 12월 72에서 올해 1월 75로 오른 데 이어 두 달째 상승했다. 2월 수치는 2015년 4월(80)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달 조사는 지난 14∼21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2,884개(제조업 1,754개, 비제조업 1,130개) 업체가 응답했다.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좋아졌다. 대기업은 83으로 1포인트 올랐고 중소기업은 66으로 1월과 같았다. 수출기업은 82로 2포인트 오르면서 2013년 10월(86)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내수기업은 72로 변동이 없었다. 수출기업은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업체를 말한다.
업종별로는 전자와 영상, 통신장비가 85로 3포인트 올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이 좋아졌고 스마트폰 관련 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면 자동차는 79로 3포인트 떨어졌고 제1차금속은 82로 4포인트 내려갔다. 하세호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수출이 계속 개선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BSI 실적치는 88.1로 전달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3월 전망은 개선됐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의 3월 경기전망 BSI는 92.1로 2월(87.7)보다 좋아졌다.
/김영필·신희철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