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이용한 프로그램이 많아서 재밌었어요. VR(가상현실) 과학교실도 너무 재밌었어요.”(라야 학생)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 공원 유니버스 플라자.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어린이들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꿈을 키워준다는 취지로 마련한 ‘요모(YOMO)’ 전시관 정문에 들어서자 한껏 들떠있는 스페인 어린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넓이 400㎡, 높이 9m 규모의 피라미드 에어 돔(Air Dome) 내부에는 VR로 진행되는 과학교실,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동화책 읽기 등에 참여한 아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로봇을 활용한 코딩 교육은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가장 재밌었다”고 꼽을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요모는 이날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의 일환으로 GSMA가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만든 어린이·청소년 대상 축제다. 올해는 SK텔레콤이 GSMA의 공식 초청을 받아 ICT 체험관 ’티움 모바일(T.um Mobile)‘을 현지에서 구축·운영에 나섰다. 티움 모바일은 지난 2014년부터 SK텔레콤이 운영하기 시작한 체험관으로 국내에서 해남 땅끝마을, 제주 가파도, 강원 철원 등 전국 25곳을 누비며 약 16만여 명의 어린이들을 만나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바르셀로나에서 개관한 티움 모바일은 한국에 있던 체험 전시관 자체를 스페인으로 옮긴 것”이라며 “한국에서 2.5톤에 달하는 전시관 구조물과 각종 ICT 장비를 항공 수송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시관에서는 △AR 동화교실 △VR 과학교실 △홀로그램 역사교실 △앱을 이용한 코딩 △로봇 ‘알버트’를 활용한 코딩·수학·축구 교육 등이 마련됐다. 이중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로봇을 활용한 코딩 교육이었다.
코딩은 텍스트 형태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키보드로 입력해 특정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작업이 복잡하고 난해해 쉽게 배우기 힘들고 지루한 느낌을 주지만, 로봇은 텍스트가 아닌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 블록을 쌓는 방식이라 코딩에 대한 원리를 손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 블록을 쌓아 스마트폰에 명령어를 입력하면 로봇이 이를 수행해 게임을 하듯 몰입할 수 있어 작동 원리를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명령어를 구성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코딩을 체험한 루카스 어린이는 “학교에서도 로봇 관련한 실습을 많이 해봤는데, 여기서도 로봇을 이용한 프로그램이 많아서 재밌었다”며 웃었다.
SK텔레콤은 바르셀로나에서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GSMA, 스페인 이동통신사 텔레포니카, 스페인 카탈루냐 주 정부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이들의 전폭적인 도움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YOMO 전시관 정문 앞 장소를 티움 모바일에 무상으로 제공받고, 텔레포니카는 영어와 스페인어가 가능한 현지 코딩 강사를 지원했다. 카탈루냐 주 정부도 스페인 전역에서 약 2만 명의 학생들이 요모와 티움 모바일을 방문할 수 있도록 셔틀 버스 등을 지원했다.
윤용철 SK텔레콤 PR실장은 “바르셀로나 몬주익 공원 한복판에서 한국 ICT 체험관을 열게 돼 소회가 남다르다”며 “한국과 세계의 ICT 꿈나무들이 더 큰 꿈을 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