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이 3개월도 안된 경력직 수습사원들을 포함해 직원 일부를 퇴사시켜 설립도 되지 않은 자회사로 보내려고 해 논란을 낳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유원홀딩스는 최근 직원 10명에게 퇴사 절차를 밟은 뒤 헬스케어 관련 신규 법인으로 가도록 통보했다. 10명 중 8명은 경력직이지만, 입사 1년이 채 안됐으며 심지어 6명은 3개월도 안된 수습사원 신분이다. 이들은 지난해 채용할때 신사업 론칭이나 신규 법인 설립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며 급작스러운 회사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퇴사를 강요받고 있는 A씨는 “사측에서는 회사에서 키우는 독립법인이니 나가서 열심히 잘 해보라고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말만 믿고 나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불안해했다. 또 “신규 법인이 3월 1일에 설립된다고 하는데 명시적으로 본사는 새 회사에 지분 투자를 하지 않은 상태”라며 “사측은 사업이 시작된 후 상황을 보면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 10명이 가장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월급 등 근로조건의 불확실성이다. 이들은 “퇴사 후 신규법인에 입사할 경우 처우나 연봉 수준을 지금과 비슷하게 맞춰주는 것이냐”고 회사 측에 정확한 정보를 문의했지만, 회사에서는 “큰 변동이 없을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에 신규 법인의 대표로 가기로 했던 B상무도 지난달말 갑자기 회사로부터 해임통보를 받으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A씨는 “사측 제안에 동의를 하고 퇴사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법적으로 근로 관계상 상관이 없는 신분이 되기 때문에 우리의 권리가 사라질 것 같다”며 “지금도 무조건 퇴사하라고 압박받는 상황인데 퇴사하고 나면 근로조건이나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현재 이들은 퇴사에 동의할 경우 불안정한 상황에 처할까봐 걱정이고, 동의를 하지 않고 남아 있을 경우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리 신청해놓았던 휴가도 취소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골프존유원홀딩스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근무조건을 명확하게 확정하지 않고 무작정 직원들을 내보내는 것은 엄연히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데 굳이 그렇게 하겠느냐”며 “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골프존은 올해 헬스케어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신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으며 신규 법인을 만들어 모두 자회사로 품겠다는 방침”이라며 “연봉 수준이나 처우도 현재 그룹 본사에서 근무하던 조건과 맞춰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골프존 측은 자회사로 직원들을 보내는 것에 대해, “사용자(회사)가 노동자에게 부서 이동 지시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노동자가 원하는 직무나 부서에서만 일할 수 없듯이 자회사로도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퇴사 후 재입사시키는 것은 맞지만 입사 계약서를 먼저 쓰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골프존은 자회사와 본사 사이에서 직원들이 이동할 때 항상 퇴사 후 재입사시킨다”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