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주한 독일대사 한은 총재 찾은 까닭은] "對美 흑자 많은데 대비 어떻게..." 고민 나눈 듯

美,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속

같은 상황 국가끼리 대화 관심



3일 오전 시중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를 위해 탁자에 앉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대뜸 주한 독일대사 얘기를 꺼냈다. 그는 “어제(2일) 주한 독일 대사께서 요청해서 면담을 했다”며 “독일이 주요20개국(G20) 의장국을 맡아 앞으로 어떻게 이끌지와 의장국으로서 관심을 갖는 부분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 독일이 지금 경상수지 대미흑자가 많아 곤혹스러운 상황인 것 같다”고 대화를 시작했다.

17일부터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언급하기 위해 꺼낸 말이었는데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독일과 우리나라 모두 대미 흑자와 환율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과 일본·독일 등이 환율을 조작했다며 압박하는 가운데 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 대사가 이 총재와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은 측은 “인사 차원의 예방”이라는 입장이지만 우리나라도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독일 대사의 방문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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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총재는 이날 “우리가 대미 경상수지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대인데 독일은 8%가 넘는다”며 “서로 안고 있는 고민도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독일은 상품수지 분야에서 미국에 649억달러 흑자를 냈다. 우리나라는 27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아우어 대사는 대미 흑자 문제 등과 관련, 한국은 어떻게 대비하고 현 상황은 어떤지에 대한 질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총재가 독일과 우리나라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언급했다”며 “우리는 한은이 통화정책을 할 수 있지만 독일은 분데스방크가 이를 하지 못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하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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