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굳어지는 美 3월 금리인상]"이달 올리는게 적절" 쐐기 박은 옐런 美 1% 금리시대 초읽기

"고용목표 대체로 달성·물가도 2% 바짝 근접"

베이지북에도 '美경제 점진적·완만한 성장' 적시

시장선 "분기마다 한차례씩 올 4회 올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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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오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며 세계 금융시장의 긴장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 시점을 한층 구체화하며 ‘매파’의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시장에서는 미국의 ‘1% 금리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 초청 연설에서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고용과 물가가 계속해 우리의 예상과 맞는지 평가할 것”이라며 “예상에 부합하면 연방기금(FF) 금리의 추가 조정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14일 미 의회에 출석해 “고용과 물가에 예상 밖의 차질이 없다면 ‘다가오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혀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FOMC가 상반기 3·5·6월 세 차례 예정된 상황에서 당시 옐런 의장이 시점을 특정하지 않자 금융시장은 일단 5·6월 인상에 더 무게를 뒀다. 이후 연준 위원들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매파적 발언을 연발하며 3월 인상론에 군불을 지폈지만 시장은 여전히 긴가민가하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옐런 의장은 시장이 던지는 물음표에 사실상 3월 인상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신중하면서도 시장의 오판을 싫어하는 옐런 의장은 이날 “연준의 고용 목표는 대체로 달성됐으며 물가는 2%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며 스스로 제시한 금리 인상 조건이 사실상 충족됐음을 암시했다. 미국의 1월 신규 고용은 22만7,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실업률은 4.6~4.8%로 지난해부터 완전고용 수준을 이루고 있다. 올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0.4%, 1년 전보다 1.9% 상승하며 연준 목표치인 2%에 바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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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4~15일 열릴 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의 미 경기판단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베이지 북’ 역시 “미국의 경제활동이 ‘점진적(modest)’ 또는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적시하며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바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말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국가 재건을 위해 인프라 투자에 1조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승인해달라”고 의회에 공개 요청하는 등 경기 부양을 강조해 향후 물가 급등 가능성이 커진 점도 연준의 금리 인상 시계를 재촉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가 시사한 대로 연준이 이달 중 기준금리를 현행 0.5~0.75%에서 0.75~1.00%로 올리면 미국은 8년여 만에 1% 금리 시대를 맞게 된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제로금리(0~0.25%)로 경기 침체에 대응하다가 경기 회복이 어느 정도 감지되자 2015년 12월과 지난해 12월 1년에 한 차례씩 금리를 올려왔다.

연준 총수의 강력한 시그널에 시장은 이제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3일 집계한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94.0%에 달했으며 시카고 선물시장도 3월 인상 가능성을 79.7%로 예상했다. 특히 옐런 의장이 3일 연설에서 “올해는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 같다”고 덧붙여 시장은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컨센서스를 2회에서 3회로 빠르게 늘려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기마다 한 차례씩 4회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등 대표적 비둘기파 위원들마저 최근 완화적 통화정책을 끝내고 정상을 일찍 회복하는 것이 낫다는 매파적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는 3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더 이상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하지 않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 이달 10일 발표될 2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부진함을 보이지 않는 이상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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