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뮤지컬 '오!캐롤' 통해 되살아난 틴통령 닐 세다카

50~70년대 美 10대 대변한 '틴 팝' 전설

78세 나이에도 투어·앨범 작업 '노익장'

‘유 민 에브리씽 투미(You mean everything to me)’라는 노래 제목을 들으면 많은 이들은 가수 박정현을 떠올릴 것이다. ‘배드 블러드(Bad Blood)’도 마찬가지. 컨트리 스타일 팝 음악을 즐기는 이들 대 부분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로만 기억할 것이다. 이 두 곡의 공통점은 1950년대 말부터 20년 이상 미국에서 10대들의 마음을 대변한 일명 ‘틴 팝’의 전설 닐 세다카(Neil Sedaka)의 대표곡들이라는 점이다.

남경주, 전수경 배우 /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쎄씨봉 세대 이후 한동안 잊혔던 닐 세다카가 그의 명반들로 꾸민 뮤지컬 ‘오! 캐롤’ 때문에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 중인 이 작품은 닐 세다카의 대표곡들을 들어볼 수 있는 일명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닐 세다카의 ‘Oh! Carol’



닐 세다카는 유독 달콤한 사랑 노래를 많이 만들었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뮤지컬 제목과 동명의 곡 ‘오! 캐롤’은 자신을 떠난 여인에 대한 사랑 고백을 담고 있다. 여기서 캐롤은 ‘포크 음악계의 대모’이자 중고교 시절 세다카의 연인이었던 캐롤 킹. ‘오!캐롤’이 대성공을 거두자 킹은 남편 게리 고핀이 쓴 ‘오! 닐(Oh! Neil)’을 부르며 거절의사를 전했다.

▲닐 세다카의 ‘Calendar Girl’

1960년대 초반 세다카를 히트곡 제조기로 불리게 한 곡들은 모두 ‘당신은 나의 모든 것(You Mean Everything to Me)’ ‘헤어지기 너무 힘들어(Breaking up is hard to do)’ ‘캘린더 걸(Calendar Girl)’ 같은 사랑노래였다.

▲코니 프란시스의 ‘Stupid Cupid’


‘사랑꾼’ 닐 세다카는 ‘스타 제조기’로도 통한다. 큐피드의 화살 때문에 짝사랑에 빠졌다는 깜찍한 가사와 경쾌한 리듬을 갖춘 ‘스튜피드 큐피드(Stupid Cupid)’는 미국의 전설적인 여가수 코니 프란시스를 스타로 만들었다. 클라이드 맥패터, 라번 베이커 같은 리듬 앤드 블루스 뮤지션들도 세다카의 덕을 봤고, 더 캡틴 앤 테닐(the Captain & Tennille)은 세다카가 쓴 ‘사랑이 우리를 지켜줄거야(Love Will Keep Us Together)’로 1975년에 그래미상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했다. 국내 가수 방미는 세다카의 대표곡 ‘원웨이 티켓(One Way Ticket)’을 번안해 부른 ‘날 보러와요’로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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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의 ‘날 보러와요’

한편 어려서부터 클래식을 배웠고 줄리어드 음악학교 장학생 출신인 닐 세다카는 ‘교향곡 작곡가’이기도 하다. 교향곡 ‘조아 드 비브르(Joie De Vivre)’ 피아노 협주곡 ‘맨해튼 인터메조(Manhattan Intermezzo)’ 등을 작곡한 그는 2010년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반 작업도 했다.



▲2006년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 콘서트에서 ‘Stairway to Heaven’을 라이브로 부르는 닐 세다카

세다카의 또 다른 수식어는 노익장이다. 60여 년의 음악인생에 약 800곡을 만든 그는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60대 후반에 영국 10개 도시 투어에 나섰고 2007년에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데피니트 컬렉션(The Definitive Collection)’으로 다시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

그의 홈페이지(neilsedaka.com)를 보면 올해도 공연스케줄이 빼곡하다. 음반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그를 움직이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 2015년 시카고 트리뷴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비어있는 악보를 보면 두렵습니다. 그래서 나는 계속 음악을 만듭니다. 이런 걸 바로 창조적인 힘이라고 하죠.”

닐 세다카의 2017년 투어 스케줄 /neilsedaka.com 캡처닐 세다카의 2017년 투어 스케줄 /neilsedaka.com 캡처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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