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사드에 짓눌린 코스닥, 이번엔 대선 테마주 몸살 앓나

탄핵 심판 결정 앞두고

DSR·백금T&A·인터엠 등

대권주자 관련주 동반 상승

묻지마 투자에 손실 우려

朴대통령 관련주 EG는 급등락

단타보다 실적 개선주 주목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에 짓눌린 코스닥시장이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이번에는 정치 테마주에 몸살을 앓을 것으로 우려된다. 매번 대선 정국 때마다 코스닥을 뒤흔든 불나방 식 테마주 투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묶어 전체 코스닥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특히 실적 근거가 없는 테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결국 개인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온다.

9일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0.38포인트(0.06%) 오른 606.1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5년 7월 중순 782.64까지 치솟으며 800선 돌파 기대감을 키웠던 코스닥지수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 말 631.44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에 3일에는 600.73까지 내려와 600선 붕괴 위협도 받았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제재 수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직접적 노출도가 높은 화장품·엔터·호텔 관련 중소형주는 추가 하락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이 사드 후폭풍에 장기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탄핵에 이은 대선 이슈가 맞물리며 투기적 수요가 꿈틀거리고 있다. 반기문 테마주 폭락 때처럼 무분별한 테마주의 급등락은 상승 동력이 없는 코스닥시장을 더욱 곪게 할 수 있다. 탄핵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에 대한 베팅은 이미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EG(037370)는 전날 17% 급등했다가 이날은 8.97% 하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탄핵 기각과 인용 사이에 주가도 널뛰기를 했다. 대선 테마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 DSR(155660)는 전날 대비 가격제한폭(29.73%)까지 급등했다. DSR는 끈과 로프, DSR제강은 철강선을 각각 만드는 회사다. DSR제강 대표이사이자 DSR 2대주주인 홍하종씨는 문 전 대표와 경남고 동문으로 알려져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다. 안희정 충남지사 관련주로 꼽히는 백금T&A(046310)도 3.73% 상승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의 테마주로 꼽히는 형지엘리트(093240)(1.42%) 등도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 밖에 안철수 테마주의 대표 종목인 안랩(0.3%)도 소폭 올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관련주로 분류되는 인터엠(017250)(3.70%)과 솔고바이오(0.56%),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관련주 삼일기업공사(1.24%)도 오름세를 보였다.

관련기사



18대 대선이 치러진 2012년에도 코스닥은 정치테마주로 몸살을 겪은 바 있다. 당시 거래소의 주식회전율 조사에 따르면 2012년 7~10월 동안 손바뀜이 가장 많이 발생한 종목 10개 중 9개가 특정후보나 대선공약 관련 테마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선 이후 대부분의 테마주들이 거품이 꺼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여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가 위축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6월 이후 경제민주화·일자리정책 등의 테마주로 떠오른 16개 종목의 매매계좌 가운데 약 21만개 계좌에서 3개월간 670억원의 손실이 났고 이 중 개인투자자 손실 비율이 99.3%(665억원)에 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단타용 테마주보다는 실적 개선 종목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업황의 호조세를 반영하고 있다면 주가는 안정적인 추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 1·4분기 뚜렷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저평가 종목들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반도체·통신장비주’에 많이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FPCB 관련주 중에서는 비에이치의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통신장비주에서는 다산네트웍스와 오이솔루션이 속했다. 반도체 업체 중에서는 유니테스트와 테스나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의 구조적인 수혜가 예상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연초 이후 20% 내외의 조정을 보인 만큼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