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사진)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선고 직후 참모진을 만났으나 침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10일 선고 직후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 등 일부 참모들을 만났으나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오후에 3시간가량 진행된 회의에서는 삼성동 사저 복귀 방안과 대국민 입장 발표 여부 등이 주제였으나 박 전 대통령이 별다른 말을 안 하면서 활발하게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과 참모들 간 회의 후인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은 오늘 관저에 있게 된다”며 “오늘 입장이나 메시지도 없다”고 밝힌 것도 이런 상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에도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안팎의 관측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주말에도 비상근무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이처럼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탄핵 결과가 예상과 크게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되는 헌재 판결을 지켜보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전원일치 탄핵인용 언급에 일부 참모에게 전화해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헌재에 제출한 최후진술 의견서에서 “지금껏 제가 해온 수많은 일들 가운데 저의 사익을 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며 “제 개인이나 측근을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었다”고 ‘최순실 게이트’ 의혹을 적극 반박한 바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도 헌재 결정에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충격을 달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들과의 회의가 끝난 후 현재는 혼자 관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유한국당의 조원진 의원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헌재에서 청와대 앞까지 행진한 뒤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