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 최초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결정돼 그간 한국경제를 어둡게 드리웠던 정치적 골칫덩이가 덜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지도자 공백기 지속과 대선정국으로 새롭게 접어들면서 또다른 정치리스크가 남아 있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정치 이슈를 제외하고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경제 현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정치리스크의 상존과 스톰 - 헌재 탄핵 판결 이후 한국경제의 5대 리스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이 지목한 5대 리스크는 남북관계 경색 등 지정학적 문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유럽연합(EU) 붕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가계부채다. 남북 관계의 경색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로 장기화되고 있다.
이러한 리스크들의 장기화로 한국경제의 안전성에 대한 신인도가 떨어지고, 국내 금융시장 불안과 한국과의 교역 및 투자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이 우려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도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폐기되면 2020년까지 대미수출 손실액은 약 130억 1,000만 달러에 달하고 고용은 약 12만 7,000명 감소할 것으로 추측됐다. 또 영국에 이어 다른 유럽국가들이 EU를 탈퇴할 경우 EU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U 붕괴는 세계 경제 위기와 한국경제의 수출 불황으로 이어진다. 특히 지금과 같은 중국의 경제보복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큰 위협이다. 한국산 중간재 수입제한, 자국민의 한국관광 전면 금지, 한중 FTA 폐기 등이 장기화 될 경우 한국은 지금보다도 더 큰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모든 관심을 경제에 집중시켜야 할 때”라면서 “정부는 대외 리스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