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워홀러' 20살 딸 잃은 英여성 "워킹홀리데이는 노예제"

영국 텔레그래프에 기고문 내 거친 비판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일하다 현지에서 숨진 Mia Ayliffe-Chung. / 텔레그래프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일하다 현지에서 숨진 Mia Ayliffe-Chung. / 텔레그래프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일하던 ‘워홀러’ 20살 딸을 잃은 영국 여성이 이 제도에 대해 “현대판 노예제”라며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로즈 에일리프는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주말판 기고문을 통해 자신의 딸이 세컨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얻기 위해 일하다 나흘 만에 숨졌다며, 이 비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숨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즈의 딸 미아는 지난 2015년 8월 호주 퀸즐랜드주의 한 호스텔에서 정신 이상자인 프랑스 국적 29살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현재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는 1년간 체류가 가능하다. 이를 1년 더 연장하는 세컨드 비자를 얻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농어촌 농장이나 육가공 공장 등에서 88일 동안 일해야 한다.


로즈는 세컨드 비자 발급조건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심할 경우 ‘현대판 노예제’나 마찬가지인 착취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주들은 거의 돈을 주지 않거나, 언어 학대 심지어 성적 학대조차 만연하고 있어 젊은 여성들은 아주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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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는 “워홀러들이 땅이 넓은 호주의 외딴 지역에서 가장 더럽고 위험한 일을 하며 착취를 당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을 미국 개척시대의 황량한 서부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딸이 숨졌던 퀸즐랜드의 사탕수수밭에서는 탈수와 일사병, 독사와 독거미에 노출돼 있지만 보건과 안전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로즈는 워홀러들이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고 교통도 불편한 오지 사정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 제도에 접근하고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그의 기고는 최근 배낭여행이나 워홀러로 호주를 찾은 영국 젊은이들의 사건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나왔다. 이달 초 22살의 영국인 여성은 동갑내기 호주 남성에 약 두 달간 인질로 잡혀 성폭행과 구타를 당하다 겨우 구출됐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스웨덴 남성과 장거리 자동차 여행에 나선 20살의 영국 여성이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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