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인조 고기'



“모 기업 인공육 제품 5월 시판, 가격은 1㎏에 1,200원.” 1978년 4월 말 한 신문의 단신이다. 콩·쌀겨 등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인조고기’가 우리나라에 처음 제품으로 나온 것은 1971년. 1960년대 말 식량의 대안(代案)으로 미국·일본 등에서 개발된 인조고기를 우리 업체들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등 여러 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해 발 빠르게 뒤좇아 간 것이다. ‘콩 고기’로 많이 알려진 이 인조고기는 그러나 시장 진입에 실패한다. 1970년대 후반 당시 쇠고기 한 근이 1,700원 정도 했기 때문에 가격 이점이 크지 않은데다 결정적으로 씹는 식감이 진짜 고기에 비할 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노인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간간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대중적으로 크게 확산되지는 못했다.


이후 연구개발(R&D)이 계속 진전되고 또 다른 차원에서 인조고기의 필요성과 수요가 생겨나면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물 보호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채식 인구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데다 육류용 가축의 밀집 사육으로 수질 등의 환경오염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의 잦은 창궐 등이 문제가 되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들이 진짜 육류와 맛 차이가 거의 없는 햄버거 패티와 치킨 제품까지 내놓고 있으며 우리 기업과 식당들도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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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주 말 북한 국영기업이 가축 사료용인 콩깻묵(대두박)을 중국에서 수입해 인조고기를 대량으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고난의 행군’ 기간인 1990년대 초반 식량 위기 때 한 차례 맛본 경험이 있기도 하고 별다른 단백질원이 없는 북한 주민들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장마당에서 쌀값과 맞먹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인조고기의 제조 차익으로 김정은 정권이 통치자금을 만들고 있다고도 한다. 북한이 인조고기에 대한 세계적 추세에 동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와 접근법이 이렇게도 다르다. /온종훈 논설위원

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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