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의존도 줄여라"…자생력 키우기 속도내는 계열사들

삼성 자율경영시대…'지속가능 성장' 총력전

전기, 듀얼카메라 모듈로 中 공략·자동차 부품 투자 확대도

SDI, 고사양 ESS 제품 출시…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시동

디스플레이,애플 등에 OLED 패널 공급…고객 다변화 나서



삼성이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계열사 자율경영체제로 돌아선 가운데 삼성전자와 수직계열화 구조에 놓여 있던 전자 계열사들이 각자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야 자율경영체제에서 자생력을 키울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전자 계열사들은 그동안 삼성전자 업황에 따라 지나치게 실적이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SDI·디스플레이 등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이 자율경영체제 도입 이후 ‘탈(脫) 삼성전자’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삼성전자 의존도를 당장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다른 고객사를 더 많이 확보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칠지 알 수 없다”며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던 미전실이 사라진 후 전자 계열사들의 긴장감은 한층 더 높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듀얼카메라 모듈 출시와 함께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납품하기 이전인 지난해 3·4분기부터 중화권 스마트폰 거래선에 듀얼카메라 모듈을 공급해왔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며 고사양 카메라 모듈을 잇따라 채택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중화 시장 확대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기는 지난해 4·4분기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섰다.


삼성전기는 이와 더불어 자동차용 부품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 매출은 사업이 시작된 2013년 대비 4배가량 늘었으며 올해는 이 분야에서만 매출 1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센싱용 카메라 시스템과 고신뢰성을 갖춘 고용량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 자율주행차용 시장 진입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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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삼고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직할의 PLP(Panel Level Package)사업팀을 꾸려 천안 사업장에 2,630억원을 투자, 기술 개발 및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PLP는 반도체와 메인기판을 연결하는 인쇄회로기판을 별도로 사용하지 않는 패키징 기술로 상용화되면 기판 소재의 원가 절감이 가능해지면서 삼성전기의 독보적 수익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5분기째 적자를 이어가는 삼성SDI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통한 실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ESS는 삼성전자와 수직계열화되지 않은 별도의 사업 분야로 삼성SDI의 신성장동력이다. 삼성SDI는 앞서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을 지낸 전영현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는 소식을 직접 발표하며 계열사 자율경영체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SDI의 ESS 전략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제품 경쟁력 확보다. BMW를 비롯한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에 공급하는 배터리를 ESS에 사용함으로 안전성을 강조하고 글로벌 선진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ESS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안전성 기준이 엄격한 미국 시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전력용 ESS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4·4분기에 2012년 ESS 사업 시작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올해부터는 고용량·고출력 ESS 신제품을 공개하며 유럽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패널 사업의 특성상 삼성전자와 연관되지 않는 사업은 없지만 공급 다변화를 통해 삼성전자 의존도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8’에 납품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지난 2014년 말까지 60%가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50%대 초반 수준까지 감소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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