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대우조선 여파 자금난에 빠진 조선사들

현대중공업, RG 은행 순번제 발급

금융권 대우조선에 21조 여신

시중은행들이 현대중공업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발급해주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놀란 은행권이 조선업에 대한 여신관리를 강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은행들의 몸 사리기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21일 “현재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을 비롯해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익스포저(여신)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며 “현대중공업의 경우 은행들이 돌아가면서 RG를 발급해주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들은 정부가 대우조선도 포기한다고 생각해 다른 조선사들에 대한 여신도 줄일 것”이라며 “이 경우 국내 조선산업 전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은행들은 RG 관리를 꾸준히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조선사들이 발주처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해당 선박 건조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면 RG 발급을 해주지 않겠다는 결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는 선박을 주문할 때 조선사에 선수금을 주는데 이후 배가 계약대로 인도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RG에 가입한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금융사의 RG가 없으면 수주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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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은행들의 행태는 국가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선산업은 고용유발 효과가 크고 협력업체가 많다. 대우조선만 해도 도 370여개 협력업체와 1,100개에 달하는 기자재 업체가 있다. 직간접 고용인원만 5만명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대우조선 납품업체 850여개사에 1조8,000억원의 대출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은행과 보험사·증권사 등 금융사들이 대우조선해양 여신이 21조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 19조8,000억원, 보험 1조3,000억원, 증권 1,352억원 등이다. 이중 수은과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의 여신이 18조원으로 전체의 84.2%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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