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대우조선 추가지원] 금융권 1.7조 충당금 폭탄

국책銀1조600억·시중銀 6,400억

수은, 건전성 악화로 1.1조 증자 예정

P플랜 돌입할 땐 부담 더 늘어나

이동걸(오른쪽 두번째) KDB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세번째) 수출입은행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권욱기자이동걸(오른쪽 두번째) KDB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세번째) 수출입은행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권욱기자




금융권이 대우조선해양의 채권에 대해 출자전환과 만기연장에 나설 경우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시중은행의 대우조선 출자전환으로 인한 충당금도 6,400억원으로 추정된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은이 총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부담하고 시중은행은 무담보채권 7,000억원 중 80%인 5,600억원을 출자전환한다. 대우조선 지원은 곧 금융권의 부담으로 작용해 수은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BIS) 비율은 1.1%포인트, 산은은 0.3%포인트 하락한다. 시중은행도 은행별로 0.01~0.24%포인트 만큼 BIS 비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의 경우 신규자금을 지원하면 한도성 여신이라 할지라도 추가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지원 시 국책은행 충당금은 수은 4,000억원, 산은 6,600억원이다. 시중은행도 출자전환과 익스포저 등을 고려해 6,4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 지원으로 건전성이 나빠지는 수은은 이를 위해 1조1,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이뤄진다. 수은은 대우조선 지원 시 BIS 비율이 9%대 중반으로 떨어져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둔 10%도 맞출 수 없다. 특히 P플랜 돌입 시 최소 2조원의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보유주식 현물출자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현금출자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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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도 대우조선으로 인한 건전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시중은행은 담보채권에 대해서만 채무 재조정에 들어갔지만 대출·선수금환급보증(RG) 등을 포함한 전체 익스포저는 3월 기준 2조6,365억원이다. 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8,669억원, 7,182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농협은행의 경우 이중 52억원을 제외하면 보증이 대부분이지만 KEB하나은행은 대출채권이 5,026억원에 달해 시중은행 중 충당금 여파를 가장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대우조선 여신등급은 ‘요주의’로 분류되고 있다. 다섯 단계 중 정상 바로 상위 등급인 요주의는 충당금을 7~19%만 쌓으면 되지만 이보다 한 단계만 악화해도 최소 20% 이상을 쌓아야 한다. 문제는 대우조선이 거래중지 주식이라는 점이다. 통상 출자전환은 출자전환 당일 종가 가격을 따르면 되지만 거래중지기 때문에 출자전환 가격 역시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은의 경우 지난 2015년 지원 당시 출자전환한 1조6,000억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회계법인이 산은의 대우조선 지분 보유 가치를 ‘1원’으로 평가하면서 전액 손실 처리한 바 있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산은이 전액 손실 처리한 것은 추가 지원방안이 발표되기 전이라 상황은 다르겠지만 조선업의 장기 불황을 고려하면 상장 후에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프리패키지플랜(P-플랜)으로 갈 경우 2조원에 달하는 익스포저의 거의 대부분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P플랜으로 가면 직접적인 RG콜 사유가 되기 때문에 대출뿐 아니라 RG와 같은 보증의 상당 부분을 은행이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영필·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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