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우조선 "삼성重과 합병 바람직"

정성립 사장 기자간담회

정부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중심의 ‘조선 빅3’ 체제를 빅2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삼성중공업과 합병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24일 서울 중구 다동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중 대우조선이 어디에 인수되는 것이 낫겠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같은 지역에 조선소를 둔 곳이 낫지 않겠냐”며 사실상 삼성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과 같은 경남 거제에 조선소를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는 울산에 있다.


정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국내 조선산업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지금의 빅3 체제보다 빅2로 재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중국 조선 등으로 설비과잉 상황인 만큼 빅2 재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 사장이 대우조선 인수주체로 삼성중공업을 언급한 것은 지리적 근접성뿐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합병시 시너지가 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특수선(방산)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의 경우 방산 사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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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이 사실상 철수계획을 밝힌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도 삼성중공업은 해당 사업 잔량 비중이 70%를 웃돌 정도로 높다. 같은 거제 지역에 있어 협력사 대부분도 겹친다.

정 사장은 “향후 빅2 체제로 전환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경영하겠다”고 밝혔다. ‘다운사이징’으로 수년 내 대우조선이 인수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흑자경영 의지도 강하게 내비쳤다. 정 사장은 “지난해 흑자 전환하겠다고 해놓고 또다시 정부 지원을 받게 돼 면목이 없다”면서도 “올해는 흑자 전환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경쟁력 있는 선종(船種)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전환됐고 부실 해양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원가 투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흑자가 날 것으로 확신하지만 예상치 못한 요인으로 흑자 전환에 실패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1조원의 유동성을 묶어놓은 소난골 드릴십(이동식 시추선)은 오는 7월께면 차터사(charter·용선)가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차터 협상이 가시권에 있지만 소난골 측이 대우조선에 어떤 방식으로 인도대금을 치를지에 대한 파이낸싱 협상은 채권단과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 관계자는 “차터와 O&M 업체 선정이 이뤄지고 나면 파이낸싱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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