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경제성장기 주역서 정경유착 주범으로…전경련의 흥망성쇠



24일 간판을 바꿔 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961년 당시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요청하면서 만들어진 조직이다.

박 전 대통령이 부정축재란 이유로 기업인들을 구속하자 이 전 회장이 국가 산업정책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경제재건촉진회를 열었고 이것이 전경련의 모태가 됐다. 처음에는 한국경제인협회이라는 명칭으로 시작했고 1968년 전경련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전 회장은 1961년부터 1962년까지 초대 회장을 맡았다.


전경련은 경제 성장기에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며 외형을 크게 확장했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구자경 LG 명예회장, 최종현 SK회장, 김우중 대우 회장 등 주요 대기업의 총수들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았다. 이때가 전경련의 전성기였다. 김대중 정부 시절 기업 간 ‘빅딜’ 협상 등에도 전경련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하지만 전경련은 정경유착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정풍에 휘말렸다. △일해재단 자금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 비자금 모금 △1997년 세풍사건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의혹 등에 연루되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위상도 크게 악해져 회장 선임 때마다 구인난에 시달렸다.

삼성 창업주가 주도해 만든 전경련은 얄궂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과의 뇌물죄 논란에 중심에 서면서 창립 이후 가장 큰 위기에 몰린 상태다. 삼성은 이미 전경련에서 탈퇴했고 상당수 대기업이 전경련을 빠져나갔다. 전경련이 이날 간판은 바꿔 달았지만 예전의 위상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재계에서 나온다.

윤홍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