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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씨의 #소소한_취미생활] <15>이토록 맹렬한 사운드

■영국 록밴드 '로열 블러드'

중고딩 때는 열심히 장르 가려가며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런지가 어떻고 하드코어는 별로라는 둥. 세부 장르야 어쨌든 늙어 죽을 때까지 Rock을 들을 줄 알았는데 대학교 가자마자 변하더군요. 지금은 데이빗 게타, 크로메오, 듀란듀란, 시저시스터즈, 브루노마스, 가끔 내키면 클래식이나 재즈까지 닥치는 대로 다 듣습니다. 다만 중고딩 시절처럼 아껴가며, 저절로 가사가 외워질 정도로 듣진 못해서 아쉽습니다. 그 땐 인터넷도 없어서 좋아하는 뮤지션의 정보나 사진 한 장 구하기가 참 어려웠죠. 그래서 핫뮤직이나 서브 같은 잡지도 귀중한 아이템이었습니다.

핫뮤직은 그때도 좀 촌스러운 감이 있었지만 가장 정보도 풍부하고 필진도 빵빵했더랬죠핫뮤직은 그때도 좀 촌스러운 감이 있었지만 가장 정보도 풍부하고 필진도 빵빵했더랬죠




당시로선 정말 모던하고 세련됐던 잡지, 서브. 몇 년 못가 망했던 걸로 기억합니다..쿨럭당시로선 정말 모던하고 세련됐던 잡지, 서브. 몇 년 못가 망했던 걸로 기억합니다..쿨럭





어쨌든 막 듣고 사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마음의 고향은 Rock이랄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제 나이가 먹었다 보니 유치하거나 위악적인 밴드는 또 싫고 해서 사실 몇 년째 마음에 드는 밴드가 없었더랬죠. 2010년대에 아직도 1980년대처럼 머리 기르고 다니는 밴드들은 좀 심난하고, 요즘 애들(?!)은 너무 가볍고요.

그 와중에 벼락같이 절 찾아온 밴드가 있었으니, 바로 영국의 멋진 동생들 ‘로열 블러드’입니다.

옛날엔 다 오빠들이었는데 이젠 다 동생들(...)옛날엔 다 오빠들이었는데 이젠 다 동생들(...)


달랑 둘로 구성된 밴드인데, 실제로 들어보면 다섯 정도는 있는 것처럼 맹렬하고 꽉 찬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들어보실까요. 제가 제일 하앍거리면서 듣고 있는 ‘Ten Tonne Skeleton’ 뮤직비디오입니다. 제대로 들으시려면 꼭 이어폰&헤드폰으로 들으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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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무서운 건 이것이 베이스+드럼으로만 만들어진 사운드라는 거죠. 기타도 없이 이런 사운드라뇨. 레알 대단하다능!

뭣도 아닌 나님이지만 어쨌든 너네는 인정...뭣도 아닌 나님이지만 어쨌든 너네는 인정...


로열블러드는 2013년에 혜성같이 데뷔해서 2014년 첫 정식 앨범을 낸 게 전부입니다. 이제 슬슬 2집이 나왔으면 좋겠고, 장수 밴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국 공연도 왔으면 좋겠습니다(넘 실현가능성 낮아보여서 오히려 슬픔…)

어느새 어른이랍시고 차분히 앉아 음악을 들을 일도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럴 체력도 집중력도 없어진 것 같구요. 하지만 어느 순간 머릿속을 찌르고 들어와 발끝까지 저릿하게 통하는 음악을 가끔가다 마주치기는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꽤 행복합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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