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차세대 성장엔진 위한 소프트인프라] SW인력 안보이는 제조업

전체 인력의 7% 불과

스마트카는 0.6%

美 GE는 1만5,000명

4차산업혁명 적극 대비

창업 생태계도 활성화

실패용인 문화 조성을





전통 제조업체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소프트웨어(SW) 인력은 약 1만5,000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1만2,000~1만3,000명)보다 관련 인력이 많다. GE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제조업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방향을 바꿨기 때문이다. 회사의 목표도 오는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떨어진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종사자 중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로 소프트웨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 관련 인력 비중이 0.6%다. 스마트카 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 인력이 필수인데도 제조업 위주의 3차 산업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내 제조업체의 경우 전자와 통신 분야를 빼면 아직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상당수 업체는 제품에만 4차 산업혁명을 적용하려고 하는데 회사 조직문화와 인력수급·재교육 같은 전반적인 측면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공유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소프트웨어의 95%를 공유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


소프트웨어 인력양성도 더 충실화해야 한다. 현재 소프트웨어 예비인재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3년 7만5,800명이었던 국내 대학의 소프트웨어학과 재학생 수는 2015년 8만200명으로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대학 재학생 수가 0.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증가세다.

관련기사



문제는 기업에 적합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단순히 소프트웨어학과를 나왔다고 되는 게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창의적인 교육을 받고 새로운 도전을 피하지 않는 게 습관화돼 있어야 한다”며 “기업·학교와의 협업을 더 강화해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를 길러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창업생태계도 180도 바꿔야 한다. 우선 대기업의 벤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반재벌 정서 때문에 대기업이 중소벤처를 인수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다. 하지만 벤처기업이 어느 정도 커지면 자금을 회수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미국은 벤처캐피털의 80%가량이 M&A로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M&A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2% 수준이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도 필수다. 창업 후 회사가 망할 수 있고,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언제든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5월 코스피 상장으로 3조원대의 주식부호가 될 예정인 넷마블게임즈의 최대주주 방준혁 이사회 의장은 고등학교 중퇴 이후 영화 관련 사업에 나섰다가 잇따라 실패를 경험했던 인물이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학생과 젊은이들이 창업을 하지 않는 데는 가족과 친지, 결혼 상대자의 걱정 때문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실패하면 경력의 오점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강한데 이를 바꿔야 더 많은 수의 성공적인 벤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