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김정남 암살사건과 관련한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매우 민감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고 30일 말레이 국영 베르마나 통신이 전했다.
나집 총리는 전날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 최고위원회 주재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상에서 정부는 평양에 있는 말레이시아인의 안전을 보장하고 법치를 준수하는 주권국으로서 이미지를 지켜내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참을성을 가져달라”며 적절한 시기에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도 앞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남 사건과 관련해 뭔가가 진행 중이다. 그것이 뭔지 말할 수 없으며 발표를 기다려달라”며 “기다림이 그렇게 길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25일부터 김정남의 시신 인도 및 북한 내 억류 말레이시아인 송환 문제와 말레이시아주재 북한 대사관에 은둔 중인 김정남 암살 용의자의 출국 보장 등을 놓고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현지 중문지인 동방일보(東方日報)는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협상이 난항 끝에 최종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김정남의 시신이 이날 중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통해 국외로 반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말레이 당국의 공식 발표가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9명이 베이징(北京)을 거쳐 쿠알라룸푸르행 항공편에 탑승하면 북한과의 협상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