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3일 대구과학고와 대전과학고를 시작으로 전국의 8개 영재학교(과학영재학교 6개, 과학예술영재학교 2개)가 본격적인 입시 레이스에 돌입한다. 전문가들은 학교별 전형 차이를 숙지하고 1~2개 학교에 집중 대비하는 전략을 권한다.
영재학교 입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수년 동안 치솟던 입학 경쟁률이 지난해부터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3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전국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경기과학고·한국과학영재학교·대전과학고·대구과학고·광주과학고·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8개교의 2017년 평균 입학 경쟁률은 15.09대1(정원 내 기준)로 전년의 18.33대1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경쟁률이 낮아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난해부터 전국 모든 영재학교 전형 일정이 같은 날로 통일되면서 예년처럼 ‘묻지마 지원’을 하던 관행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정선 이투스me 진로진학센터장은 “지원자들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학교를 준비하는 전략으로 지난해부터 바뀌었기 때문에 경쟁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허수가 줄어들었다”며 “실질적인 경쟁률은 오히려 더욱 치열해진 만큼 목표 학교 1~2개를 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목표 학교를 정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 뒤 학교별 전형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가령 남들에 비해 활동 이력이 뛰어나고 학생부 관리를 잘한 지원자라면 경기과학고나 대구과학고·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의 1단계 우선선발을 노려볼 수 있다. 지필고사 형태의 영재성 검사에 상대적으로 약한 지원자라면 2단계에서 우선선발 인원이 없는 세종·인천 과학예술영재학교 지원을 권한다. 경기과학고는 다른 학교들과 달리 1~2단계 통합전형을 실시하는 만큼 내신과 자기소개서 사례는 다소 부족하지만 영재성 검사에 자신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서울과학고는 올해 지역인재(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 인재) 우선선발을 도입해 최대 41명까지 우선선발이 가능하다. 지방에서 자기 주도적인 수학·과학 탐구 활동을 진행한 학생의 합격 가능성이 다소 커졌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의대를 지망한다면 영재학교 진학이 오히려 불이익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교육부는 최근 학칙 또는 입학요강에 ‘의학계열 지원자는 교사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기하도록 전국 8개 영재학교와 20개 과학고에 권고했다. 이에 서울과학고와 경기과학고·한국과학영재학교·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등이 학칙과 입학요강에 ‘의학계열 지원 시 추천서 금지’ 조항을 명기했다.
이정선 센터장은 “올해는 의대 지원자에 대한 제재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학교가 늘어나 대학 입학 후 희망 전공을 고려해 영재학교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게 우선”이라며 “경시대회를 비롯한 교외 수상실적, 영재교육원(영재학급 포함) 참여 여부, 각종 자격·인증시험 성적 기록이 금지된 것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