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생활고까지…세월호 피해자들, 눈물은 언제 마를까

"진상규명이 먼저" 113명 배·보상금 미신청

"이젠 소송 통해서만 가능"

유족·생존자들 대책 마련 시급

3115A26 세월호 배·보상 신청 현황 및 수령액


세월호 인양으로 피해자들의 배상·보상 문제가 3년 만에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월호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 생존자 상당수가 정부의 보상안을 거부하면서 희생자들 보상 문제는 진실규명과 함께 앞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아직 보상받지 못한 이들은 각종 후유증에다 진실규명 활동으로 일상에 복귀하지 못하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3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 생존자 가운데 배·보상금 미신청자는 총 113명에 이른다. 정부는 세월호피해구제특별법에 따라 위로지원금 지급이 결정된 지난 2015년 6월12일부터 9월까지 3개월간 피해자 배·보상 신청을 받았다. 배·보상금 미신청자 상당수가 각종 후유증과 분향소를 지키는 일에만 매달리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신청기간 종료로 민사소송을 통해서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미수습자 9명의 가족 등 20여명은 배·보상을 신청했지만 선체 인양 이후에 받겠다며 수령을 미루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5반 김건우군의 아버지 김광배씨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3년간 진상규명을 위해 싸워왔다. 직장을 다니는 대신 평일에는 안산 합동분향소와 동거차도, 서울 광화문 분향소로 출근하고 있다. 김씨는 “우리 아이들이 직업이 없는 학생이기 때문에 일용직 근로자 일당이 적용됐다. 미래가 창창한 아이들의 가치가 그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게 금전이라면 그렇게라도 아들의 명예를 되찾아주고 싶다”며 “무엇보다 진실이 규명돼 억울한 아이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씨는 희생자 가족들이 지나치게 많은 보상을 받으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은 배·보상을 더 받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정부의 책임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싶은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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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2학년 8반 장준영군의 아버지 장훈씨도 생업을 포기하고 진상규명에만 매달리고 있다. 장씨는 “배·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은 것은 재판을 통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하려는 의미”라며 “배가 왜 침몰했는지, 아이들을 왜 구하지 않았는지, 선장이 왜 먼저 탈출했는지 진실을 알고 싶어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아이들 목숨값부터 받고 싶지 않았다”며 “선체 조사를 통해 세월호 침몰에 대한 재수사와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4반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씨는 “아이들이 없어진 것이기 때문에 돈보다 억울함을 풀어줄 진상규명이 먼저”라며 “사실 배가 올라왔다고 해서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부모들은 뛸 수밖에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유혜원양의 아버지 유영민씨는 “난 돈을 더 달라고 할 거다. 우리 애들 목숨 값이 그것밖에 안 되느냐”며 “정부에서 산정한 배상금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100억원 혹은 1,000억원 준다 해도 우리 딸이랑은 못 바꾼다”며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하면 나라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받은 것처럼 오해하는데 기초 의료지원마저 끊겨 병원도 못 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의 배·보상금 수령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배·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은 유족과 생존자들에 대한 대책은 아직 전무한 상태다. 현재 배·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은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정부를 상대로 각각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최성욱·이두형·신다은기자 secret@sedaily.com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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