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로터리] 도시재생 통해 관광 명소 만들어야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10년을 끌며 시도한 경기 화성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가 얼마 전 결국 없던 일로 종지부를 찍었다. 오는 2020년 중국 베이징에 개장을 추진하고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사업이 겹치는 것이 한국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된 모양이다.

동북아에 유니버설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등의 대규모 테마파크는 개장 예정인 것까지 합치면 중국·일본에 각각 2개씩 총 4개다. 한국에도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볼멘소리를 할 법도 하나 중국과 일본은 내수 인구가 충분히 뒷받침되는 나라들이다. 막대한 투자도 큰 부담이다. 따라서 한국 실정에 놀 거리, 볼거리 확대를 위한 테마파크 건립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지역 경제가 침체된 곳에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살리고 지역사회의 활발한 참여 속에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내는 ‘도시재생’으로 관광 매력을 창출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유럽에 좋은 사례가 많다. 영국 런던 템스강 남쪽의 테이트모던미술관은 근 15년간 버려져 있던 화력발전소를 도시재생에 따라 개조한 곳으로 현재 연간 4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명소다. 또 템스강 하구에 있던 노후화한 항구를 금융 중심지로 변모시킨 카나리워프라든지 런던 남쪽 근교의 오수처리장이던 곳을 철저한 녹색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생태주거단지로 바꾼 베드제드도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석탄·철강 산지로 유명하던 독일 엠셔강 주변의 17개 공업지역 중 하나인 촐페라인은 흉물이었던 폐광시설을 박물관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지난 2001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명소다. 또 폐쇄된 티센제철소의 시설들을 전망대, 줄타기 연습장, 스킨스쿠버장, 미끄럼틀 등의 친환경 레저시설로 재탄생시킨 뒤스부르크 노드파크도 훌륭한 도시재생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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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 사양길을 걸으며 쇠퇴한 곳은 새롭게 재생시켜야 한다. 거기에 문화·예술과 친환경, 힐링 등의 요소가 숨 쉬게 되면 방문객도 늘어나 활력을 배가시킨다. 유럽의 사례들처럼 대규모의 관광지 개발이나 테마파크 건립에 앞서 도시재생으로 관광 매력을 창출한 사례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변공간으로 부활시켜 수도 서울의 가치를 살린 청계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문화·예술을 접목해 낙후된 곳을 관광명소로 바꾼 창원 창동예술촌, 경기 광명동굴,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 등 한국도 좋은 사례가 많다.

유럽의 사례들처럼 우리도 앞으로 도시재생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투자와 각계의 활발한 참여 속에 세계가 주목할 만큼 격조 있고 감성이 넘치는 명소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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