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지난달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데 따라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가 벌써 나온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미국 시장에서 총 11만8,69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1%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005380)가 전년 동기 대비 8% 적은 6만9,265대를 판매했고, 기아차의 판매량은 4만9,429대로 같은 기간 15.2% 급감했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가 1.7% 역신장 했지만 현대·기아차의 부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실제로 판매 대수가 5~6,000대에 불과한 볼보(-21.9%)를 제외하면 완성차 업체 중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감소폭이 가장 컸다.
차종별로 보면 싼타페(1만,1446대)와 투싼(8,985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었지만 다른 차종 대부분이 줄었다. 특히 쏘나타와 엑센트, 쏘울 등 주력 차종의 판매량이 크게 줄은 것이 전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현대·기아차에게 미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체 판매량의 14.9%를 미국에서 판매했고, 기아차는 21.4%에 달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쏘나타와 엑센트 등 판매량이 많았던 차종들이 노후화된 영향으로 전반적인 판매가 줄었다”며 “신형 쏘나타가 출시된 만큼 앞으로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