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서민 지갑은 텅 비고 정부 살림살이만 나아져

세금은 예상보다 더 걷고 지출은 줄어든 탓

지난해 통합재정수지 16.9조원 흑자 기록

서민들의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서민들의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민들의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지난해 정부의 살림살이는 전년보다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세금을 예상보다 더 걷은 반면 지출은 예상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국가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4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감사원 결산 심사를 거쳐 5월 말까지 국회 제출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입은 345조원으로 전년의 328조원1,000억원보다 16조9,000억원이 늘었다. 반면 지난해 총지출은 332조2,000억원으로 전년의 319조원4,000억원보다 12조8,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6조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2,000억원의 적자에서 17조1,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당초 예산안의 2조5,000억원보다도 14조4,000억원보다 개선된 수치다. 정부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세금은 더 걷어 들인 반면 지출은 적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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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GDP의 -1.4% 수준인 22조 7,000억원 적자였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의 38조원에 비해 15조 3,000억원, 지난해 예산안 대비 16조 3,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이는 2011년(-13조 5,000억원) 이후 가장 적다.

‘빚내서 집 사라’는 정부 정책으로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소비 여력이 떨어진 가운데 집값 상승 등에 힘입어 정부의 살림살이만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부채는 1,344조3,000억원으로 1년만에 141조2,000억원(11.7%) 급증했다. 이에 대해 이승철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영했다기보다는 경제활동 증가, 비과세·감면 정비, 자산시장 호조세 등으로 세입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들어오면서 재정수지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가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400조원을 돌파했다. 공무원과 군인연금 지출에 대비한 충당부채가 절반에 육박한 탓이다. 정부 재무제표상 지난해 국가자산은 1,962조 1,000억원, 국가부채는 1,433조 1,000억원이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529조원으로 전년 대비 34조원 감소했다. 자산은 105조 9,000억원 늘어난 반면 부채는 139조 9,000억원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가부채 증가분의 3분의 2인 92조 7,000억원은 공무원·군인연금의 연금충당부채 증가에 따른 것이다.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는 전체 부채의 절반이 넘는 752조 6,000억 원에 달했다. 나머지 증가분 38조 1,000억원은 국채 발행에 따른 것이다.

중앙·지방정부 채무(D1)는 627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조 7,000억원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돌파했다. 통계청 추계인구인 5,124만 5,707명으로 나눠 계산한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약 1,224만원이다. 국가채무는 2011년 400조원, 2014년 500조원을 넘은데 이어 다시 2년 만에 600조원대에 도달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8.3%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2016년 예산안 기준(39.3%)에 비해서는 1.0%포인트 낮아졌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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