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차기정부도 추경할텐데…고삐 풀린 나랏빚

잇단 추경…공무원·군인연금빚에

국가부채 140조 늘어 1,400조 돌파

정부, 재정수지 개선 강조하지만

일시적 세수호조…9년째 적자행진

새정부 추경땐 적자국채 발행할 판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를 포함한 채무가 140조원 가까이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국가부채가 1,400조원을 돌파했다. 중앙·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D1)는 627조1,000억원으로 국민 1인당 1,224만원에 달했다.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적자 국채 발행 등을 통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이 높아 고삐 풀린 국가부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교안(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연합뉴스황교안(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보고서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감사원 결산심사를 거쳐 오는 5월 말 국회에 제출된다.

국가결산을 보면 나라 살림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박근혜 정부 들어 지난 4년간 반복된 추가경정예산 편성(총 3회)과 확대재정의 그늘이 짙은데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의 충당부채까지 매년 평균 80조원씩 쌓느라 재정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0515A08 국가부채


0515A08 국가채무2



지난해 국가부채 증가분은 139조9,000억원이었다. 이 중 3분의1가량인 38조1,000억원은 국채발행분, 나머지 3분의2는 공무원·군인연금 연금충당부채로 92조7,000억원에 달했다. 연금충당부채는 연급 수급자와 재직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을 현재 가치로 추정한 부채다. 부족할 경우 정부 재원으로 메워야 한다. 지난해 기준 연금충당부채는 전체 부채의 절반이 넘는 725조6,000억원에 이른다. 기획재정부는 “저금리에 따른 할인율 하락, 연금 수급자와 재직자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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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국가채무는 전년 대비 35조8,000억원 늘어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돌파했다. 국가채무는 2011년 400조원, 2014년 500조원을 넘은 데 이어 2년 만에 600조원대에 도달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8.3%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16.3% 대비 43.2%(2015년 기준) 양호한 수준이라지만 오름세가 가파르다.

하지만 정부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실제 재정수지는 세수 호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GDP 대비 1%포인트가량 개선됐다. 통합재정수지는 2015년 2,000억원 적자에서 16조9,000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같은 기간 38조원 적자에서 22조7,000억원 적자로 그 폭을 크게 줄였다.

하지만 좀 더 길게 보면 관리재정수지는 2008년 이후 9년 연속 적자 행진이다. 비록 적자폭이 전년보다 15조3,000억원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예상 밖의 세수 호조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옳다. 오히려 정부가 잘못된 세수 추계로 인해 사실상의 긴축예산 편성과 추경을 오락가락하는 사이 재정의 역할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정부는 세수 추계를 할 때 보수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산시장 호조 등으로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온 것이지 긴축예산을 편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기가 불황인데 나라 살림살이가 좋다는 결과는 정부가 재정 집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총세입은 전년보다 16조9,000억원 늘어난 345조원, 총세출은 같은 기간 12조8,000억원 증가한 332조2,000억원이다. 결산상 잉여금은 12조 8,000억원, 쓰지 못하고 남긴 불용액은 11조원에 달했다. 특히 결산상 잉여금에서 이월금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8조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규모로 보면 2007년 15조3,000억원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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