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압박카드' 손에 쥔 트럼프 "연관없다" 난감한 시진핑

美中 정상회담 핵심의제 북핵

中 회사 600곳서 北 외화벌이 40%

美, 대북 경제제재 공세 강화예고

中은 무역의제 대응 차질 부담

대북제재서도 입지 크게 좁아져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과 아내 펑리위안 여사가 4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도착해 핀란드 관료들의 환영인사를 받고 있다. 시 주석은 핀란드 국빈방문에 이어 6~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헬싱키=신화연합뉴스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과 아내 펑리위안 여사가 4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도착해 핀란드 관료들의 환영인사를 받고 있다. 시 주석은 핀란드 국빈방문에 이어 6~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헬싱키=신화연합뉴스


6∼7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세계 최강국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새로운 패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만남에서 북핵·미사일 문제가 회담 전체를 좌우할 핵심의제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중국에 북핵 해결을 주문하며 압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최고지도자 5년 차의 경륜을 앞세워 미국 측의 예공을 무디게 하려던 시 주석은 회담 직전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미 주요 언론들은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계기로 북핵 문제가 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리조트에서 1박2일간 열릴 양 정상 간 첫 만남의 핵심 의제로 단연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 미사일 발사로 인해 북핵 문제에 유화적이었던 시 주석을 압박할 또 다른 카드를 얻게 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미국의 최대 무역 적자국인 중국을 일자리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고율관세 부과와 환율조작국 지정을 공약하며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번엔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중국 책임 및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북핵을 무역 의제 등으로 이어지는 회담 전반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현지 주요 언론들은 북한이 경제 면에서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만큼 중국의 대북 경제압박 제고 방안이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80%를 상회하며 북한 외화벌이의 40%가 600개의 중국 회사에서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북측 수입에 절대적인 석탄 등을 놓고 중국 및 교역국들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지킬지 여부 등이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북중 간 금융 및 무역거래의 전면적 차단을 촉구하면서 중국이 거부할 경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은행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 발동을 시사해 중국이 실효성 있는 대북 무역제재안을 추가로 제시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 수개월간 공을 들여온 중국은 미사일 발사와 회담을 연결짓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강경 제재론에 맞서 제재와 대화 병행을 주장하는 한편 회담의 다른 의제인 무역 부문에서는 대미 투자안을 마련하고 위안화 가치 절상을 유도하는 등 공들인 통큰 유화책으로 대응하려 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무역 의제 대응이 헝클어질 우려가 발생한 것은 물론 대북 제재안에서도 일정 부분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보란 듯이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이 되풀이한 것은 중국의 ‘통제’가 먹히지 않는다는 방증으로 중국의 입지를 좁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회담을 앞두고 가장 우려한 것이 북한의 도발이었다”며 “6차 핵실험은 아니지만 탄도미사일을 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중국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양측의 회담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 당시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골프 회동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소식통은 “첫 만남에서 트럼프 달래기에만 성공해도 권력 기반 강화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중국이 회담 직전 발생한 돌발 악재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김희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