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인터넷은행發 금융권 전면전] "외화송금 수수료 10분의 1로 낮출 것"

카카오뱅크 일문일답

저신용자엔 최대200만원 대출

10년후 자산 20조원으로 확대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외화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 선으로 대폭 낮추는 등 수수료 인하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발 수수료 인하 바람이 위기감을 느낀 시중은행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윤호영·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5일 금융위원회의 은행업 본인가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합리적 금리로 중신용자에게 신용대출을 해주고 기존 은행에서 겪었던 서류 제출 등의 불편함도 없도록 하겠다”고 영업계획을 밝혔다. 이어 “카카오뱅크 서비스의 지향점은 ‘심플(simple)·이지(easy)·패스트(fast)’”라며 “누구나 언제라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처음으로 뽑아 든 수수료 인하 카드는 외화송금 수수료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외화 100만원을 송금하면 건당 3만∼4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은행 점포를 방문하지 않아도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3,000∼4,000원만 내면 외화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도 시중은행은 물론 케이뱅크와도 차별된 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컨대 케이뱅크의 경우 일부 마이너스 통장 상품을 단일금리로 운용하고 있는데 카카오뱅크는 금리를 좀 더 세분화하고 고객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한도를 차별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자체 신용등급(스코어링) 시스템으로 새로운 고객층과 대출 여력을 발굴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용등급 체계에 좀 더 차별화되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넣어서 기존에는 4∼5등급인 사람을 2∼3등급으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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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 마이너스 대출인 ‘모바일속 비상금’의 경우 최대 200만원까지 나간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쓰는 금융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상품으로 별도의 서류 제출이 필요 없다.

이 모든 여수신 서비스는 모바일 앱 단 하나로 제공한다. 이는 카카오톡 앱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카카오톡 안에 뱅킹 앱이 삽입되는 구조는 아닌 것이다. 다만 은행 앱을 쓰면서 카카오톡의 네트워킹이 필요한 부분은 연동시킨다는 복안이다.

신규 계좌 개설 시간은 7분여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예적금·신용대출·체크카드는 오픈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전화상담 외에도 금융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문자로 상담할 수 있다. 신용카드 사업은 1년 반 정도 후에 시작한다. 신용카드 사업은 겸영 업무라 금융위원회의 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편 직불결제도 어느 정도 고객층이 확보된 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 모집 등 서비스 준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실거래 테스트, 각종 지급결제망 연계 등을 거쳐 상반기 내에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올해 자산 목표치는 5,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보다 출범이 3개월여 늦음에도 목표치는 비슷하게 잡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 이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연내 자산은 5,000억 정도 예상하며 손익분기점도 3년 후면 넘길 것”이라며 “10년 후 약 20조까지 자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말에 20%를 조금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차차 여신·수신 규모가 늘어나면 내년 말에는 13% 정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증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사업계획상 증자금액은 4,000억원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라 비금융자본의 은행 의결권 지분 보유 한도를 4%로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 하에서도 증자는 가능하지만 카카오가 대주주로 올라서지 못하는 만큼 혁신의 속도는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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