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1,100원대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원달러환율이 1,130원을 향해 가고 있다. 6~7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환시장이 방향 탐색에 나선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 인상에 더해 자산을 매각해 시중의 유동성을 더 강하게 흡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70전 오른 1,127원1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던 트럼프케어가 무산되면서 앞으로 정책들이 잇따라 좌초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주 내내 1,110원대에서 움직였다. 특히 이달 중순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인위적으로 환율을 절하하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 강세를 부추겼다.
하지만 이달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전망이 나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를 주문하며 압박하는 가운데 북한이 이날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면서 안보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달러 대비 가파른 강세를 이어가던 원화도 숨 고르기를 하는 상황이다.
6~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도 변수다. 북한 문제 외에 트럼프는 중국 등을 겨냥해 무역 적자 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한 상태다. 정상회담이 열리면 환율조작국 문제와 북한 제재 등에 대한 방향성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가운데 전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의사록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연준이 FOMC 의사록을 통해 처음 자산 축소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금리를 낮추는 동시에 시중의 채권 등 자산을 사들이는 양적완화(QE)를 실시했다.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이어가면 연준이 하반기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리는 동시에 자산 매각에 나설 수 있고 이 경우 시중의 유동성은 더 빠르게 흡수된다. 달러의 방향이 강세로 가는 셈이다.
이날 원엔환율(하나은행·9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4원7전 오른 1,021원1전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