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주 "더 이상 봐주기 없다" 安 검증에 공격수 배치

더불어민주당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 검증에 돌입했다. 검증의 시작은 2012년 대선 정국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제기했던 의혹들을 꺼낸 것이다. 당시 속기록을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의원들이 안 전 대표를 감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신선한 인물로 평가받던 안 전 대표의 수비수 역할을 민주당이 한 셈이다. 상황이 돌변했다. 안 전 대표가 치고 올라오자 소위 ‘문모닝’에 대한 수비에 급급했던 민주당이 안 전 대표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으로 태세를 전환한 셈이다. 국정감사에서 이름을 알렸던 ‘공격수’ 의원을 중심으로 안 전 대표를 집중 마크하고 있다.

◇소스는 새누리당…결과 도출은 민주당 몫=민주당이 검증을 시작한 다수의 소스는 새누리당이다. 2012년 김무성 총괄본부장, 이정현 공보단장 등은 매일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과반 의석을 얻은 원내 1당의 힘으로 각종 상임위 국정감사를 통해 안 전 대표에 대한 특혜 의혹을 추궁한 결과다. 당시 민주당은 이같은 새누리당의 공세에 안 전 대표를 보호했다. 같은 야권주자이기도 하고 통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이 같은 의혹은 국정감사 종료와 단일화 협상 등으로 제대로 된 사실관계 입증 없이 서랍 속에 들어갔다. 이제 그 서랍을 민주당이 열기 시작했다. 30 여일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안 전 대표에 대한 본격 검증이 시작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감사 능력으로는 우리 당이 최고이지 않느냐”며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민주, 安 사외이사 거수기, 특혜채용 집중 공략=공세는 안 전 대표가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데부터 출발했다. 박범계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당 대선후보이신 안철수 의원님, 오늘날 포스코의 주가가 절반으로 곤두박질 친 것에는 정준양 회장 당시 폭발적인 계열사 확장과 부실기업 인수가 주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MB 정권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 정준양 당시 회장에 대해 안 전 대표가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같은 이사로 재직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대표를 던졌다. 아울러 박 의원은 “포스코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엄정한 심사를 하였더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었다”며 “안철수 후보는 공정경제를 말할 자격이 없다. 2005년에서 2011년까지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한 안철수 후보의 행적이 ‘공정 경제’와 전혀 부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캠프의 교육특보인 전재수 의원은 안 전 대표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의 특혜 채용을 집중 저격했다. 전 의원은 “‘교수 특혜채용’은 교육계에서 청산돼야할 ‘적폐’다. 대통령이 되어 ‘교육개혁’을 하겠다는 분이라면 교육적폐인 자신의 ‘특혜 교수채용’ 의혹을 계속 감추고 덮을 것이 아니라 사실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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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효과와 추가 검증 대상은?=공세 시작 이후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아 검증 효과는 아직 증명할 단계는 아니다. 문재인 캠프는 “안 전 대표의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불법 경선 모집부터 각종 의혹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직속위원회에서 활동한 내역, 안철수연구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 매수 등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한계는?=단 검증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짧은 것은 한계다. 선거 운동과 함께 안 전 대표에 대한 관련 의혹을 완벽하게 조사하기란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또 당시 자료를 수집했던 새누리당과 달리 민주당은 정부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없고 게다가 그 자료를 가지고 있던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자료를 폐기했거나 제출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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