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먹성 좋은 中 하이난항공, 싱가포르 물류회사도 겨냥

CWT 지분 전량 인수 성공 땐

28개월 M&A비용 400억弗 훌쩍

호텔·은행·항공사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이 이번에는 싱가포르 물류회사 CWT를 쇼핑 목록에 추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HNA그룹이 CWT에 지분 전량을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CWT 주가에 13%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2.33싱가포르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총 계약규모는 약 14억싱가포르달러(1조1,000억원)에 이른다.


HNA그룹은 CWT가 중국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인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CWT는 싱가포르에서 1,030만㎡ 규모의 물류시설을 소유 또는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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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T 인수가 성사될 경우 지난 28개월 동안 HNA그룹이 체결한 인수합병(M&A) 계약 규모는 4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년여 동안 HNA가 집어삼킨 기업들로는 미국 항공기 리스 회사 CIT(100억달러), 글로벌 호텔체인 힐턴월드와이드(65억달러), 전자제품 물류회사 인그램마이크로(60억달러) 등이 있다. HNA그룹은 올해도 스위스 면세점 업체 듀프리,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독일 지방은행 HSH노르트방크를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최소 10여건의 M&A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주로 계열사를 통해 M&A를 추진하는 HNA그룹의 자본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무리한 확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그룹 측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과다한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중국식 거래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일련의 M&A가 ‘묻지마 투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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